[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롱테일(Long Tail)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존 모델 판매 기간을 최대한 늘려 단일 모델에 대한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다양한 제품을 오랫동안 팔아 수익성 위주의 매출 포트폴리오를 채우겠다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존 플래그십 제품의 색상을 확대하고, 한정판을 기획하는 등 기존 제품의 판매 기한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념해 KT와 함께 갤럭시노트8 평창 에디션 1만대를 출시했다. 64GB 용량의 골드 색상 1종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8의 버건디 색상을 선보였고, 지난해 말에는 디지털 아트 브랜드 99아반트와 함께 갤럭시노트9 에디션을 99대 한정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플래그십 제품의 롱테일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달 중 모로칸 블루, 라벤더 바이올렛, 라즈베리 로즈 등 3가지 색상을 적용한 G6를 한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아스트로 블랙, 아이스 플래티넘, 미스틱 화이트, 테라 골드, 마린 블루를 포함해 총 8가지 색상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8월 출시한 G6 보급형 모델인 Q6에는 모로칸 블루와 라벤더 바이올렛을 추가해 색상을 총 7가지로 늘린다. LG전자는 이보다 앞서 V30에 라벤더 바이올렛과 라즈베리 로즈 색상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히기도 했다.
또 오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는 상반기 전략 제품 대신 V30의 업그레이드 제품을 출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보다 카메라·오디오·인공지능(AI)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와 지속적 플랫폼 전략으로 사업경쟁력과 수익성 지속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롱테일 전략이 주효할 경우 프리미엄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기 좋은 데다 기술개발 등 큰 투자 없이도 브랜드 화제성을 이끌어 내기에 좋다. 마케팅 등의 비용을 최소화해 이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을 확대할 수도 있다. 이는 전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영업이익 70%가량을 독식 중인 애플의 판매 전략과도 유사하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8과 아이폰X을 출시했지만 2016년 제품인 아이폰7 역시 여전히 주력 제품으로 취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공백기인 비수기에 쓰이던 판매 전략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포화로 브랜드가치, 유통망 확대 등 경쟁력 확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LG G6 모로칸 블루, 라벤더 바이올렛, 라즈베리 로즈 색상(우측)과 LG Q6 모로칸 블루, 라벤더 바이올렛 색상(좌측). 사진/LG전자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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