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으로 촉발된 여야 대치 국면에 2월 임시국회 법안 처리가 안갯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여야는 표면적으로 국회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주요 쟁점을 놓고 절충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월도 ‘빈손 국회’로 보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더불어민주당이 권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제1야당인 한국당은 외압 의혹을 빌미로 권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법사위를 파행한 여당의 사과 없이는 법안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지난 18일 “설 연휴가 끝나면 거의 모든 상임위 활동이 재개될 예정”이라면서도 “곳곳에서 난항도 예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 개헌안이 3월 중 발의될 예정이나 아직 야당의 뚜렷한 개헌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게다가 권성동 법사위원장 사퇴를 놓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어 원활한 법안심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개특위 또한 검찰개혁소위원회를 놓고 이견이 있어 조율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2월 임시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민생현안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지방선거에서 여야 모두 국민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설 민심을 받들어 빈손 국회의 오명을 벗어나는 2월 국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국당 역시 국회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온도차는 여전하다.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2월 국회도 이제 열흘 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민생 입법 처리를 위해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정상화돼야 한다”면서도 “민주당이 법사위 정상화를 결자해지하길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이처럼 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예산 집행을 위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아동수당법, 기초연금, 장애인연금법 개정안 등의 2월 내 처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의회 의원정수와 선거구 등을 획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지방선거 일정도 줄줄이 타격을 입게 돼 정치권의 책임을 묻는 여론의 비판도 거세질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국회는 민주당과 한국당 거대 양당의 정쟁으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거대 기득권 양당은 서로를 바라보고 정치싸움만 하는 구태정치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힘겨루기 기싸움 때문에 국회가 올 스톱됐다”며 “연휴가 끝난 만큼 곧바로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는 지난 7일 ‘평창 동계올림픽 특별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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