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유통업계가 '큰손'으로 부상 중인 1000만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겨냥한 시장공략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과거 푸드와 용품이 중심이던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서 다양한 서비스 콘텐츠까지 영역이 확대되며 관련 펫시장이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저출산의 여파로 키즈(유아동)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펫(반려동물) 시장이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해 이를 대체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고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반려동물 콘텐츠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2조원대로 커졌고, 2020년엔 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의 확대는 국내 1인 가구 시장의 성장과도 밀접하고 침체기를 걷고 있는 유아동 시장의 대체 시장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며 "1인 가구 시장이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데다가 저출산 흐름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유통업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펫시장'이 고속성장을 거듭하자 유통업계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 경쟁에 나서고 있다.
CJ몰은 최근 반려동물 전문몰인 '올펫클럽(ALL PET CLUB)'을 오픈했다. 올펫클럽은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과 옷에서부터 호텔과 장례서비스까지 전 생애의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존 몰(mall)들과 달리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것도 '프리미엄서비스'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펫팸족'을 정조준했다.
이 클럽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단독특가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고 반려동물의 생일에 할인쿠폰 지급, 친구추천 이벤트에 참여 시 적립금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올펫클럽은 다양한 오프라인 체험행사도 제공하며 펫팸족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오는 2월 말에는 식품기업 하림의 펫푸드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코오롱그룹 계열 카푸치노 호텔에서 고객 초청 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올펫클럽은 반려동물의 우유, 사료 등 일반식품에서부터 구강관리, 눈건강에 좋은 기능성 건강식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중이다. 또한 반려동물 카페 이용권, 사진스튜디오 촬영권, 맞춤옷 제작 서비스, 보험, 장례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6일 강남점에 백화점 최초로 90㎡(27평)규모의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스토어 '집사(ZIPSA)'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의 첫 번째 반려동물 전문 매장으로, '집사'라는 매장명은 집안의 대소사를 살뜰히 살피듯 반려동물의 생애주기와 특성에 따라 문제점을 분석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고객의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는 뜻을 내포했다.
특히 중소 파트너사와 협력해 고객들이 많이 찾는 반려동물 식품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판매하는 품목은 사료 100여종, 간식 500여종, 관련 용품 및 서적 100여종 등 총 700여종에 달하며, 오븐에서 직접 구운 베이커리와 쿠키를 반려동물과 주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브 키친'도 매장 한쪽에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이 매장에는 전문 교육을 받은 펫 컨설턴트 4명이 상주하면서 반려동물의 종류, 생애주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 주고 있다.
편의점도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U는 반려동물 용품 업체 하울팟(HOWLPOT)과 손잡고 CU 전용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하울고(HOWLGO)'를 지난달 말 론칭했다. 하울고의 첫 번째 상품인 '하울고 프리미엄 수제 간식'은 닭가슴살, 현미, 통밀, 홍화씨 등 건강한 재료를 가공해 손으로 직접 만든 영양 간식 시리즈다. 져키, 씨리얼, 푸실리, 고구마칩 등 4종으로 출시된다. CU는 또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 100곳을 선정해 시리우스, 더 리얼, 아침애 등 다양한 프리미엄 애견 브랜드의 상품으로 구성한 반려동물 용품 존(Zone) 'CU 펫하우스'를 오픈한다. CU 펫하우스는 하울고를 비롯해 그동안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국내외 유명 브랜드 및 온라인 전용 판매 상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온라인시장도 반려동물 관련 콘텐츠 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 온라인몰은 '펫#'이라는 카테고리를 신설해 제품 판매뿐 아니라 사육 팁 제공하는 등 반려용품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올리브영 온라인몰 펫#은 단순 제품 판매뿐 아니라 반려동물 행동교정 전문가의 사육 팁을 제공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펫팸족의 반려동물 관련 고민 해소에 도움을 준다.
롯데닷컴은 모바일 반려동물 전문관 '미미뚜뚜'를 마련해 펫팸족을 위한 소통창구를 제공한다. 미미뚜뚜에서는 현직 수의사와 전문 훈련사들이 펫팸족의 문의글에 댓글을 달아주는 '수의사 무료 상담' 코너,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뽐내기' 게시판 등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제공한다. '미미뚜뚜'를 통해 쇼핑몰에서 펫팸족이 서로 정보를 나누는 반려동물 종합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롯데닷컴의 설명이다.
옥션은 급성장하는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해 2015년 9월 반려동물 소통·쇼핑공간인 '펫플러스'를 론칭한 바 있다. 또, 반려동물 정보 등록 통한 큐레이션 서비스로 편리한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옥션 '펫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우르르 올려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 소비 패턴에 맞게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선별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다.
옥션 관계자는 "반려동물 사진과 이름, 생일, 품종, 성별, 좋아하는 사료 브랜드 등을 입력하면 체계적으로 분석해 가장 적합한 상품, 특정 시점에 필요한 상품 등을 추천한다"며 "담당 카테고리 매니저(CM)가 승인한 업체 상품만 엄선해 판매하는 등 품질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은 반려동물 전용 수영장인 '러블리 펫 워터파크'를 지난해 선보인 바 있으며, GS샵도 지난해 4월부터 '반려동물TF'를 구성 운영하며 그 첫번째 상품으로 '시리우스 윌' 애견사료를 최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펫팸족', '펫코노미' 등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 시장이 다양한 형태의 프리미엄서비스로 확대되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제품 위주에서 반려동물의 여가까지 책임지는 체험형 서비스까지 상품영역이 넓어지고 있는만큼 당분간 유통업계의 핵심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한 반려동물 전문컨설팅 스토어 '집사' 매장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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