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업계 지각변동 '꿈틀'…호텔신라 이부진, 차별화로 1위 노린다
롯데 누른 '제주국제공항' 영업 시작…싱가포르·홍콩 등 해외 전문성도 강화
2018-03-02 06:00:00 2018-03-02 06: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면세업계가 1위 사업자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1터미널 철수와 신동빈 회장 구속 이후 시장재편에 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2위 사업자인 호텔신라(008770)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지 주목된다.
 
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롯데(41.9%), 신라(29.7%), 신세계(12.7%) 등 3강 구도로 나타났다. 롯데의 시장점유율은 매년 하락세인 상황에서 올해 초 인천공항 제1터미널까지 철수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지난해 기준 면세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면세점 명동본점(21.9%)이며, 이어 호텔신라 서울점이 14.7%로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점유율 4위인 롯데 인천공항면세점(7.7%)이 1터미널에서 철수를 결정하면서 점유율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당장 롯데의 빈자리에 누가 들어올 지가 관심사인데, 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 갈등으로 신라와 신세계의 철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 인천공항 1~2터미널뿐 아니라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 전문성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또 태국 푸껫과 일본 시내면세점에서도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신라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향수·화장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홍콩공항에서 향수·화장품 독점 사업자이며, 인천공항에서도 향수와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롯데를 누르고 제주국제공항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의 입지를 키우고 있다. 호텔신라는 3월부터 제주공항 국제선에서 면세점 영업을 시작했다. 신라면세점 제주공항점은 114㎡(약 34평) 규모로 오픈했는데, 화장품, 향수, 술, 담배 등에 더해 상반기 중으로 규모를 409㎡로 확장, 70여개 브랜드를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제주도에서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게 돼 시내·공항면세점간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호텔신라는 기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시내면세점과 공항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게 된 만큼 제주도 관광산업에 기여하고, 지역 사회와의 상생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이 1일부터 제주공항 국제선에서 면세점 영업을 시작했다. 고객들이 신라면세점 제주공항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호텔신라
 
면세매출 내에서 해외사업장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중국인의 구매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해외에서 대규모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호텔신라 면세부문의 지난해 면세매출 내 해외 비중은 17%였는데, 올해는 20%대까지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1터미널 롯데 자리에 누가 들어갈 지가 관심사지만 신라와 신세계가 아닐 가능성도 크다. 롯데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해 업계간 경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 연말에는 현대면세점이 강남에서 첫 사업을 시작하면서 롯데, 신세계, 현대가 강남에서 맞붙는 등 면세업계의 각축전은 심화될 전망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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