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으로 패닉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은 7일 성폭력 관련 대책을 내놓는 등 논란을 수습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민주당은 안 전 지사에게 ‘제명’이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데 이어 성폭력 대책 회의와 토론회 등을 연속으로 개최하며 성폭력 근절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다잡았다.
민주당은 이날 권력형 성폭력 근절 대책으로 ▲철저한 피해자 보호주의 원칙에 따른 2차 피해 방지 매뉴얼 마련 ▲불관용 원칙에 의거한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 ▲‘여성폭력방지법 기본법’ 제정 등 근본적 해결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시했다. 또 향후 성범죄 관련 제보나 인지사건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실사를 통해 윤리심판원 제소는 물론 경중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성폭력 범죄신고·상담센터와 공직후보자검증위 간 연동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엄격하게 공직후보를 검증하는 내용도 명시했다.
당내 주요 인사들도 저자세를 이어갔다. 추미애 대표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의 뜻을 표한데 이어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거듭 몸을 낮췄다. 추 대표는 “유구무언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중앙당 윤리심판원은 만장일치로 안 전 지사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며 “민주당은 젠더폭력대책특위를 구성해 활동에 돌입했으며, 조만간 젠더폭력신고센터를 설치해 우리 주변에 성폭력 신고나 제보가 있다면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펼쳐 나가겠다”고도 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성 평등한 국회 더 좋은 민주주의’ 토론회장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민주당 남인순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은 “국회는 입법기관으로서 법·제도 개선의 주체이자 사회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에 성평등하고 성인지적인 의식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며 “더 좋은 민주주의 사회로 나가기 위해 성평등한 국회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당 안팎에서는 6일 귀환한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이 가져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합의 등 성과물을 통해 안희정 사태가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과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 관련 성추문 의혹 등이 잇따르면서 타개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권 인사와 연관된 미투 운동의 폭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당분간 긴장 상태를 유지할 방침이다.
국회의원회관에서 7일 열린 ‘성 평등한 국회 더 좋은 민주주의’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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