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미국의 주요 외교라인에 변화가 생기면서 우리 정부가 남북·북미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을 경질한 데 이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까지 교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주재 특파원 간담회에서 “국무장관 대행을 맡고 있는 존 설리번 부장관을 만나 남북·북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한미가 긴밀히 준비해 나가면서 만전을 기하기로 서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설리번 부장관과의 회동에서 한미 고위급 간 전략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가기로 했다. 강 장관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지도자들도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청와대는 표면적으로 미 외교수장 교체가 현 한반도 평화정착 분위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중대한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직접 대화를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질이 현실화됐을 경우 미칠 수 있는 악영향에 대한 대비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그간 맥매스터 보좌관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밀접히 연락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간 유용하게 이용해 온 ‘정의용-맥매스터 라인’ 가동이 중단될 경우 새로운 보좌관이 올 때까지 하위 채널을 이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워싱턴 정가에서 맥매스터 후임으로 ‘대북 선제타격’을 주장해온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이 거론되는 것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미 행정부에 대북 강경파가 득세할 경우 회담 분위기를 해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서다. 박지광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시 군사적 옵션 사용을 공언해왔다”며 “우리 정부의 청사진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대화를 군사행동 전 마지막 외교적 시도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설리번 부장관은 지난 13일 경질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대신해 강 장관을 만났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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