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이 처음으로 공개된 2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사생결단 공방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번 개헌안이 ‘대다수 국민 의견’이라며 개헌안 발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한국당은 ‘국회 논의를 무시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라 일축하며 표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부마항쟁, 6·10 항쟁 등이 한법 전문에 포함된 것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커졌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대통령 개헌안에 거세게 저항하는 데 대해 “한국당의 행태는 대한민국 정치의 부끄러운 민낯”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제7공화국의 새로운 시대정신과 87년 헌법이 담아내지 못했던 기본권을 폭넓게 보장하는 것”이라고 이번 개헌안을 평가했다. 또한 그는 “헌법 전문은 국가의 정신이고 철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을 전문에 담아내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고 평했다.
백 대변인은 “발표된 개헌안의 기본 틀은 대다수 국민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된 것이고, 사실상 사회적 합의가 끝난 것”이라며 “시정잡배마냥 저급한 언어로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한국당의 모습에서 분노를 넘어 처연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를 맹비난했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막무가내 밀어붙이기로 국회 논의를 무시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며 “헌법을 마감임박 땡처리 상품으로 전락시키려는 청와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했다.
정태옥 대변인도 “개헌안은 국회가 여야 협의로 성안해야 할 사안으로 대통령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전문에 근현대의 모든 사건을 주저리주저리 넣을 필요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당은 이번 대통령 발의 개헌에 대해서는 결연하게 반대한다”며 “그 구체적 방법으로 만약 대통령 발의안이 국회 표결에 부의된다면 한국당 의원 전원은 불참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당은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는 의원은 제명시킨다는 방침이다.
청와대는 국회 내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 대통령 개헌안 발의 시점을 오는 26일로 미뤄둔 상태다. 하지만 여야가 시기는 물론 개헌 관련 세부 내용 등을 놓고 부딪히면서 국회 차원의 개헌 합의안 도출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양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3월 임시국회 정상화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 19일 열린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재경 위원장이 여야 간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규 바른미래당 간사,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재경 위원장, 황영철 자유한국당 간사.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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