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하락세 '뚜렷'…시장 조정 들어가나
5년 8개월 만에 하락…이사철 특수 사라져
2018-03-25 11:48:00 2018-03-25 11:48: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아파트 전세값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전세값이 떨어진 것은 5년 8개월 만이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시각 또한 만만치 않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25일 업계 및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이달 4주차(19~23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0.04% 떨어졌다. 서울 전세값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것은 2012년 7월1주차 이후 처음으로 5년8개월 만이다.
 
강동구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전주보다 0.72% 떨어졌다. 양천구와 서초구, 서대문 등이 0.09% 하락해 그 뒤를 이었다. 관악구와 송파구는 각각 0.05%, 0.04% 떨어졌다. 신도시 전세값도 서울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산본(-0.19%), 위례(-0.08%), 중동(-0.04%) 등 순으로 하강곡선을 그렸다. 경기·인천 지역 전세값도 0.04% 떨어지면서 약세다.
 
전세값 하락 이유로 '갭투자'가 꼽힌다. 만기를 앞둔 갭투자 매물이 점차 늘어나면서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갭투자는 매매와 전세 가격 간 차액이 적은 집에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식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세입자의 자가전환, 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등 전세수요가 줄며 전세값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매매 가격도 오름폭이 둔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봄 이사철 특수가 사라졌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많은 이사철이 다가오면 집값 상승이 이어졌지만 정부가 계속해 규제를 내놓으면서 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주 대비 0.25% 상승했다. 오름폭이 6주 연속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한편 신도시는 0.04%, 경기·인천은 0.03% 상승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분당, 광교 등 급등한 가격에 피로감을 느껴 수요가 주춤하지만 매물이 귀해 호가가 높은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봄 이사철임에도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탓에 부동산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이같은 분위기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수와 매도 움직임이 제한되면서 집값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며 "장기간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며, 어려운 시기에서도 방법을 찾으면서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나면 다시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사업장의 경우 로또 청약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수요층이 두터운 곳은 관심이 높아 집값이 떨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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