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에 도매대가까지…이통사 '곤혹'
정부, 보편요금제 입법카드까지 구체화…이통사 "LTE 투자 회수도 아직"
2018-04-02 15:18:03 2018-04-02 15:18:1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의 보편요금제 압박과 알뜰폰업계의 도매대가 인하 요구가 겹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 이통사들과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문재인정부의 통신 분야 국정과제 중 하나다. 월 2만원대 요금으로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 200분, 문자 무제한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고가 요금제를 쓰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일 "보편요금제 도입 관련 법안은 4월 중 규제개혁위원회를 거쳐 상반기 중으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과의 보편요금제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보편요금제에 대한 (반대)입장이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앞서 지난해 6월 보편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며 이통사들을 압박했다. 다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정보통신 소위원회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과방위는 과기정통부의 발의가 나오는 대로 추 의원의 개정안과 함께 심사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보편요금제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동시에 각종 고객 혜택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입자는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3사는 이달부터 각 사의 마일리지로 통신비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마일리지는 2G나 3G의 종량형 요금제 가입자에게만 적립돼 약 80%가 이용 중인 LTE 요금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LTE 가입자들이 매년 받고 있는 멤버십 포인트는 통신비 결제에 이용할 수 없다. 또 3사 모두 기존 요금할인 20% 가입자가 잔여 약정기간에 관계없이 위약금을 유예받고 25%로 재약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통사들은 알뜰폰 망 도매대가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 3사로부터 망을 빌려쓰는 대가로 내는 돈이다. 매년 정부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지난해 11월 결정된 데이터 도매대가는 메가바이트(MB) 당 4.51원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들의 LTE 설비 투자비가 대부분 회수됐다는 이유로 망 도매대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아직 LTE 투자비가 회수되지 않았으며 알뜰폰도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LTE 설비투자와 운영은 지속되고 있으며 감가상각도 종료되지 않았다"며 "매년 수조원의 투자와 네트워크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뜰폰 사업자들은 요금 수준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과 고객 관리 등 다양한 요소로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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