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임금제 논란…건설업계 "노무비 급증"vs정부 "공사비 올려줄 것"
업계 "공기 단축해 안전사고 늘 것…정부 "미국은 도입 후 사고 줄어"
2018-04-05 16:13:32 2018-04-05 18:43:17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발주처가 정한 임금을 지급하는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이 추진되며 건설업계와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적정 공사비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수익이 악화되고 안전사고가 는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제도를 어길 시 페널티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5일 한목소리로 적정임금제 시범사업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적정임금제가 도입되면 건설사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 된다"며 "공사비는 한정적인데 노무비가 증가하면 공기를 단축해 안전사고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품질 저하도 동시에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이 올라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선 현재 건설노동자 임금이 적정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건설협회는 "당장 협회에서 공표하는 시중노임단가는 최저임금을 이미 상회하는데, 이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발주처가 정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 측에선 적정임금제를 도입해 하도급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그간 하도급 노동자가 임금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로 인해 불법 외국인 고용과 저임금 노동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정임금제는 노무비 부담을 건설사에게 전담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발주처가 공사비를 올려줄 테니 건설사도 정당한 임금을 제공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최저임금보다 높은 노무비는 과도하다는 지적에 "위험한 건설현장에서 최저임금보다 임금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며 "미국은 적정임금제 도입하고 나서 숙련 근로자가 늘고 안전사고가 줄어드는 선순환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향후 발주처의 적정 공사비와 노무비가 구체적으로 결정됨에 따라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노무비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업계의 부담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위반 사례가 발생하면 종심제 종합심사점수 감점 등 2년간 입찰에 불이익을 줄 예정”이라며 “2020년까지 성과평가를 진행하고 법안 개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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