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청 "김기식 논란, 국민 눈높이 안 맞지만 해임 수준 아냐"
2018-04-09 18:08:12 2018-04-09 18:08:1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9일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해외출장’ 의혹에 대해 한 목소리로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고 옹호했다. 비판여론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금융권 개혁을 위해 김 원장을 안고 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임종석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김 원장을 둘러싼 일부 언론의 의혹제기에 대해 그 내용을 확인했다”며 “모두 공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출장 건들은 모두 관련 기관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의원 외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거나 관련 기관의 예산이 적정하게 쓰였는지 현장조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나 그렇다고 해임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도 “처음 검증할 때 개인이나 기관, 단체의 임직원과 함께 해외를 방문하거나 골프를 친 적이 있으냐는 문항에 ‘있다’고 답변하면서 이 사항을 이야기기했다”며 “1차적으로 문제가 없다 판단했고 이번에 언론에서 의혹을 보도해 다시 정밀하게 내용을 들여다 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 외교라고 해도 피감기관의 출장비를 받은 것은 문제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 당시 관행이나 다른 유사 사례에 비춰봤을 때 그게 해임에 이를 정도까지 심각한 결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게 공적인 일로, 공무로 일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외유에 인턴 여비서를 동행한 것을 두고는 “김 원장이 해명한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앞서 김 원장은 “해당 비서는 단순 행정업무 보조가 아닌 정책업무 보좌를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도 청와대와 같은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는 감수하겠지만, (김 원장에게) 사임까지 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했다. 그는 “김 원장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해외출장에 대해선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이번일로 김 원장이 사퇴까지 갈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재차 언급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김 원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정무위 소속 의원들의 판단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김 원장에 대한 해임을 거듭 요구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원장의 임명을 철회하고 검찰수사를 받게 하는 것이 (청와대가) 지금 해야 할 일”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검찰에 김 원장을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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