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은 특별공급 적용에서 제외된다. 특별공급 당첨물량의 전매제한 기간도 5년으로 강화된다. 최근 사회적 취약계층을 배려하기 위해 도입된 특별공급제도가 '금수저 청약' 논란을 빚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0일 국토교통부는 실수요자의 청약 당첨 기회를 확대하고 공정한 청약 제도 운영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청약 특병공급 및 전매제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특별공급은 신혼부부와 장애인 등 사회적·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에게 주택의 일정비율을 별도로 공급하는 제도다. 민영주택의 경우 기관추천·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 부양 등 전체 공급물량의 33% 이내를 공급한다. 하지만 최근 서울 강남과 경기 과천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 특별공급에서 20대 이하 당첨자가 연이어 나오자 특별공급이 금수저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전 가구 일반공급으로 분양된다. 9억원 이하 주택에서만 특별공급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일반공급 물량이 최대 33% 증가해 실수요자의 당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국토부는 전망하고 있다.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확대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일부 완화한다. 국토부는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발표한 대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2배 확대하기 위한 규정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민영주택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 중 일부(전체 공급물량의 5%)를 할당해,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에서 120%(맞벌이 120%→130%)로 넓힌다.
투기과열지구의 특별공급 당첨물량의 전매제한 기간도 5년으로 강화한다. 이에 따라 소유권 이전 등기 후 주택을 2년 보유해야 전매할 수 있으며, 이전 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을 포함한 투기과열 지구 내 모든 특별 공급에 적용된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의 투명성도 높인다. 특별공급 소관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해 소관기관별로 특별공급 운영 점검 실태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올 상반기 중 각 기관추천 특별공급의 추천 기준·절차 등을 주택청약 시스템에 공개할 예정이다.
특별공급 제도 개선과 함께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매제한에 대한 규정도 확실히 한다. 전매제한 기산 시점을 기존 '주택공급 계약 체결이 가능한 날'에서 '해당주택의 입주자로 당첨된 날'로 명확히 해 불법전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개선안의 시행을 위해 오는 13일부터 '주택법 시행령' 및 '주택공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가 시작되며, 규정 개정을 거쳐 다음 달 중 개선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최근 강남권 주요 청약단지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해, 특별공급 당첨자 중 부정당첨 의심사례 20여건을 적발해 소명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반 청약당첨자에 대한 점검 및 부양가족의 위장 전입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약 불법행위 단속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전역으로 확대하고, 불법 당첨자에 대해서는 주택공급 계약 취소, 수사의뢰, 국세청 통보 등을 통해 엄정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오픈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견본주택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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