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자본주의 사회도 결국은 정글이다. 그 속에서 인간 개인은 지속적으로 마모되며 피로해지고 무력해진다. 하루하루 밀림에서 생존해야 하는 개인을 해림 한정선 작가는 '늑대'에 비유한다.
한정선 작가의 개인전 '야생의 사고 - 두 번째 이야기'가 12일부터 18일까지 백악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지하철을 배경으로 그 속의 인간 군상을 동물에 비유적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작가에게 지하철은 사람들의 일상이 응축된 공간이다. 사람들의 욕망과 좌절, 피로와 우울, 배신 당할 것만 같은 꿈들이 부유하고 들러붙은 곳. 작가는 지하철이란 공간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과 욕망을 그려낸다.
작품에는 몇 점을 제외하고는 늑대가 줄곧 등장한다. 늑대는 야생적 사고의 상징적인 동물로 길들여지지 않는 존재다. 작가는 "내 그림에서 늑대는 (자본주의 세계에 대한) 저항정신이며, 삶을 성찰하는 눈동자"라고 설명한다. 작품에서 늑대는 지하철 뿐 아니라 옷장에도, 거실의 책장에도, 비좁은 고시원에도 존재한다.
소설가 한승원은 한정선 화가의 이번 전시에 관해 다음과 같이 평했다.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 정글세상 속에서 그녀의 그림은 외롭다. 그녀의 그림은 시장의 거래질서를 도발적으로 고집스럽게 외면하는, 아득한 신화 속에서 당나귀를 끌고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생명력 왕성한 늑대소녀의 풍경 해석하기다. 그것은 슬픈 눈으로 냉엄하게 세상 응시하기이다.”
개인전 오프식은 12일 오후 5시30분 백악미술관 1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해림 한정선 <귀갓길> 2017년(아크릴·캔버스). 사진/한정선 작가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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