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인천세관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고가 명품을 구입한 뒤 세금 신고 없이 밀반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 조사에 나섰다.
17일 관세청과 인천본부세관 등에 따르면, 인천세관 감시국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 내 대한항공 임직원 전용통로 유무 등에 대해 진상 조사에 돌입했다. 한진 총수 일가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통해 고가의 명품 의류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했다는 <뉴스토마토>의 단독보도에 따른 것이다. 인천세관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정식 조사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현직 사무장 A씨는 총수 일가의 고가 명품이 국내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게 보관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증언했다. 해당 명품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를 비롯해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진 대한항공 전무 등이 대한항공 해외 현지 지점에 구매를 의뢰한 것이라고 A씨는 설명했다.
입국자들의 수하물 전수검사 실시하는 인천세관. 사진/뉴시스
A씨에 따르면 현지 지점장이 명품을 구매한 뒤, 입국편 항공기의 사무장에게 전달한다. 사무장은 1등석에 명품을 보관한다. 그리고 항공기가 국내에 도착하면, 미리 대기하던 대한항공 관계자가 물건을 받아간다. 승객과 수화물이 내려지기 전 대한항공 직원이 미리 와서 명품을 받아갔다고 A씨는 증언했다.
A씨는 이 같은 과정을 수십여 차례에 걸쳐 했다. A씨는 "박스나 쇼핑백에 명품이 담겨 오는데, 한 번은 박스를 열어보니 크리스찬디올 드레스였다. 영수증에 5000달러가 쓰여 있었다"며 "대한항공 임직원이 다니는 통로를 통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됐다"고 말했다.
고가의 명품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관세법 위반이다. 국외로부터 반입하는 의류는 600달러까지 세금이 면제된다. A 사무장의 증언이 사실일 경우 총수 일가는 드레스 한 벌에만 118만원5310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한진 총수 일가는 대한항공을 세금을 탈루하는 불법의 용도로 활용한 것이 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한 후 정식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태우·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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