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의제로 ‘종전협정 체결’이 논의되고 있는 것을 간접 확인하고, 이를 공개 지지한 셈이다. 다만 청와대 측은 “아는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사람들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깨닫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남북은 특사단 교환 등을 통해 정상회담 핵심의제를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진전 등으로 압축했다. 이 가운데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는 종전협정 체결 혹은 선언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들이 있고,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축복’ 발언으로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는 북한과 매우 높은 수준의 직접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이것이 좋은 의도와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해준다고 믿는다”고 긍정적으로 소개했다.
회담시기는 일이 잘풀릴 경우 ‘6월 초 또는 그 이전’을 전망했고, 회담장소는 “5개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잘 안 풀려 우리가 회담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회담 불발 가능성 역시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의지나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현재의 ‘최대 압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상대를 압박하는 협상기법으로도 보이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뜻으로 이야기한지 잘 모르겠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충분한 정보교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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