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 노사가 데드라인을 이틀 앞두고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만 확인했다. 노사 모두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교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지엠 노사는 18일 오후 1시부터 3시30분까지 제10차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을 했지만 합의안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교섭은 오전 10시로 예정됐지만 사측의 요청으로 오후로 연기됐다. 이날 교섭에서는 군산공장 직원 680명의 고용안정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노조는 9차 임단협부터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보다는 군산공장 직원들의 고용 보장에 중점을 뒀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폐쇄 철회를 요구하기보다 군산공장에 남은 직원들이 구조조정 없이 인천 또는 창원 공장으로 배치되는 게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사측은 한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한 후 전환배치나 무급휴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전환배치 인원으로 100여명을 제시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5월말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번복할 수 없으며, 협상 대상이 될 수도 없다"면서 "군산공장 고용 사안은 노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사측에서도 교섭에 성의를 보이기 위해 별도 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사측은 경영정상화에 노사가 먼저 합의해야 군산공장 고용 문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회사를 위해 본사로부터 생산물량을 가져오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직원들만 희생시키려고 하고 있다"면서 "사측은 직원들의 생존이 달린 요구안을 기만하고 있으며 군산공장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국지엠 노사가 18일 10차 임단협을 진행했지만 소득 없이 종료됐다. 사진/금속노조
이날 교섭에서는 올 초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들의 희망퇴직금 지급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 측은 "회사가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오는 27일 지급 예정인 희망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희망퇴직금이 지급되지 못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측은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은 회사의 당연한 의무지만 20일까지 잠정합의를 해서 정부 및 본사로부터 자금을 확보해야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차기 교섭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엠 본사가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20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빠르면 19일에 임단협이 재개될 전망이다. 교섭이 성사되더라도 노사가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노조는 사측에 다음 교섭에서는 임직원들의 복리후생 사안은 제외하고 사측의 고통분담 계획을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사측이 그동안 임단협에서 노조에 1000억원 규모의 복리후생비 감축을 요구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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