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성장 둔화에 직면한 롯데와 신세계 유통공룡간 온라인 사업 대결이 본격화됐다.
지난 1월 1조 투자계획과 함께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선언한 신세계그룹에 맞서 롯데그룹이 3조 베팅으로 맞불을 놓으며 '이커머스 최강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고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은 매년 20%씩 성장 중이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내리막길인데다 정부 규제압박으로 출점도 가로막히면서 온라인 시장은 대형 유통사들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닷컴을 흡수합병하고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통합하기로 했다. 롯데는 그동안 롯데닷컴 외에도 백화점, 마트, 면세점 등 유통 계열사가 별도의 온라인몰을 운영해왔다. 이번 통합 온라인몰 구축과 함께 롯데쇼핑 내 'e커머스 사업본부'를 발족하고 계열사별 인력까지 통합해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이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롯데는 롯데닷컴 합병을 시작으로 온라인 사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3조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신세계도 대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이커머스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신세계는 지난 1월 글로벌 투자운용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2곳으로부터 1조원을 투자받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신세계와 이마트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도 물적분할해 온라인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해 그룹 내 핵심채널로 육성키로 했다.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에서 이미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전망도 밝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3.4분기까지 전년대비 24%가 넘는 매출 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지속적인 고성장세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통합 플랫폼 쓱닷컴(SSG.COM) 아래 이마트몰·신세계몰 등을 별도 운영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투자금을 활용해 하남에 온라인 전문 물류센터를 만들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공룡이 온라인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기존에 시장을 구축하던 이커머스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뿐이다.
이미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 국내 소셜커머스 사업자들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유통공룡들의 가세로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대규모 투자로 온라인 물류, 배송을 강화하고 기존 유통망이 지닌 경쟁력까지 활용할 경우 시장구도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베트남 이커머스 진출 2년째를 맞은 롯데의 현지 오픈마켓 이미지. 사진/롯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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