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9일 오전 9시55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토론회가 열리기 5분 전에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앞머리를 한껏 힘줘 세우고 나타난 안 후보는 바른당을 상징하는 민트색 넥타이에 검은 정장을 입고 박주선 공동대표와 손학규 중앙선대위원장 등 당 지도부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토론에 앞서 미리 준비한 기조발언 연설문을 읽어내려갔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안철수 캠프
“저는 서울 시내를 지상으로 지나는 국철을 모두 지하화하고, 그 철길을 숲길로 만드는 대역사를 시작하겠습니다. 6개 국철 구간 57km 길이의 철길이 모두 숲길로 바뀌는 것입니다. 저는 이 계획을 ‘서울개벽’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안 후보가 서울개벽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을 읽는 동안 그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서울개벽 프로젝트와 관련한 패널들의 질문에도 거침없이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안 후보는 “5만명이 넘는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원순 시장이 데리고 들어온 시민단체 사람들이 청사 6층에 모여앉아 시정을 좌지우지한다’고 ‘6층 외인부대’라고 부른다”며 “서울시장이 되면 6층 외인부대부터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또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박 시장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인위적인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토론이 끝나자,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학규 위원장이 가장 먼저 마중 나가 안 후보에게 “토론을 잘했다”고 격려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안 후보는 이어 이날 오후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수도권 공통공약을 발표하는 국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안 후보는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진이 추가 질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오늘 오전부터 2시간 내내 질문을 받았는데 더 이상 없지 않느냐”며 웃음을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30일로 예정된 4자 첫 TV토론 준비를 위해 오후 일정을 평소보다 일찍 마쳤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 문병호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국회에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공통협력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안철수 캠프
이날 서울시장 선거의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청 일대와 용산역 주변을 돌아봤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상태였다. 용산역에서 만난 60대 남성은 “시장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누가 선거에 나왔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지지 후보에 대한 답변을 유보하는 시민들이 많아 평소 안 후보에 대한 생각을 직접 물었다. “그래도 문재인정부를 견제할 사람은 안철수지”라는 의견과 함께 “안철수에 실망했다”는 답변이 동시에 나왔다. 프레스센터 근처에서 만난 30대 남성은 “야권이 저렇게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대안이 안철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했다. 반면 용산역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최근에 당도 이리저리 옮기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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