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다시 반격…신동빈 부재 속 5번째 표대결
이달말 일본서 주총…"이번에도 승리하면 사실상 쐐기"
2018-06-17 13:00:17 2018-06-17 13:00:17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그의 친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다시 한번 경영권을 두고 맞붙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안건은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주주제안안건으로 제출한 것으로 오는 29일 또는 30일 일본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릴 전망이다.
 
형제간 경영권을 둘러싼 주총 표 대결은 이번이 벌써 다섯번째다. 2015년 7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난 4차례의 표 대결에선 신 회장이 모두 승리하며 경영권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 주총은 구속수감 중인 신 회장의 부재 상태에서 열리는 첫 주총이라는 점이 변수다.
 
주총을 앞두고 신 전 부회장은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회장이 이사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며 자신을 다시 이사로 선임해달라고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 회장이 지난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직후부터 이같은 움직임을 벌여왔다. 앞선 네 차례의 주총과 달리 본인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 회장이 최근 법원에 보석을 청구한 것도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일각에선 신 회장이 본인의 부재중 열리는 주총이라는 점이 이전과 다른 압박이 됐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앞서 열린 주총 때마다 주총 직전 일주일가량 일본에 머무르며 대주주와 이사진을 만나 자신의 경영의지를 강조했던 행보도 구속상태에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측은 일본 롯데홀딩스 내에서 신 회장에게 우호적인 분위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신 회장의 측근들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상대로 신 회장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다.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를 제외하면 종업원지주회나 관계사, 임원 지주회는 그동안 신동빈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분류돼 왔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이전 기류와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신동빈 회장이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기업이 경영자의 범죄행위에 엄격한 정서를 갖고 있지만 신 회장에 대한 지지가 공고해 다시 표대결을 벌여도 별다른 영향은 없어 보인다"라며 "반면 신회장이 수감중인 상황에서도 승리할 경우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사실상 쐐기를 박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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