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미국 국무부와 백악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5일 3차 방북을 앞두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북한이 부담스러워할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겠다고 못 박고, 북미 간 대화가 잘 풀리고 있다며 북한정권에 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일부 개인이 시간표(Timeline)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우리는 시간표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노어트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 및 생화학 무기, 미사일 등을 1년 이내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했으며, 북한이 협조한다면 매우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일축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좋은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8개월 간 로켓 발사도 핵실험도 없었다. 아시아 전역이 흥분에 차 있다. 가짜 뉴스를 포함한 야당만이 불평하고 있다. 내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현지 언론이 국방정보국(DIA)이나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는 보도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5일부터 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 지난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고위급 회담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합의문을 구체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북미 정상 지난 회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노력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완전한 비핵화 노력 ▲전쟁포로 및 행방불명자 유해 송환 등을 합의했고, 그 후속협상 책임자로 폼페이오 장관을 지명한 바 있다.
과거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비핵화 로드맵을 조율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방북에도 김 위원장과 김 통전부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단순히 비핵화 의지 확인 차원을 넘어 실제 비핵화를 위한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 후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해 고노 다로 외무상과 강경화 외무부장관을 만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방문에서 진전된 결과가 도출된다면 대북제재 해제를 논의하고, 실패할 경우 대북제재 강화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이 강경화 외교부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6월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