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황병헌)는 6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국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은프레닝 횡령 관련해 피고인이 이 전 대통령 처남 고 김재정씨 사망 후 다스 주요현안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사실이 인정된다. 또 김씨의 부인 권영미씨를 대표이사로 등재하고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와 협의해 대표이사를 교체하기도 했다. 법인 인감과 통장을 관리해 사실상 홍은프레닝을 관리했다는 점에서 급여 지급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홍은프레닝 배임 부분에 대해서도 이시형씨 의사를 확인하고 사무를 처리한 게 인정된다. 부실채권 일부를 홍은프레닝에 떠넘겼다"며 "다만 금강 횡령 관련해서는 피고인이 관여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불법자금을 전달한 횡령 방조범이지 공동정범이라고 보기 부족하다. 이 부분에 대해 공동정범 공소사실은 무죄이고 방조범으로서 유죄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수기노트 파쇄 혐의에 대해 "이 전 대통령 관련 자금 내역이 기재된 것을 확인하고 이게 검찰에 넘어가면 곤란한 것으로 생각하고 고의로 파쇄한 게 인정돼 유죄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또 "횡령 금액이 적지 않고 이 전 대통령과 관련 있는 노트를 인멸하려 해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피고인은 김씨와 이 전 대통령 일가 지시를 이행하는 실무자로 범행 관여 정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얻은 이득도 전혀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에서 10억8000만원, 2009년 다스 관계사 금강에서 8억원을 각각 횡령한 혐의, 홍은프레닝이 다스 관계자이자 이시형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온에 약 40억원을 부당 지원하도록 한 혐의(배임)와 검찰 조사 전 자신이 가지고 있던 차명 장부를 무단으로 파기한 혐의(증거인멸)로 구속기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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