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내수부진 등으로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해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한다. 뿐만 아니라 세무조사 대상 선정에서도 제외하고, 소득세 등 신고내용 확인도 일제히 하지 않기로 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16일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부담 축소 및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국세청은 16일 이같은 내용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세무부담 축소 및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범정부적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적법한 범위 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세정지원 방안을 담았다"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세무검증 배제 등 국세행정 전 분야에 걸친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569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세무검증에 대한 부담없이 생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세무검증 작업을 모두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수입금액이 일정 금액 미만(도·소매업 등 6억원, 제조업·음식·숙박업 등 3억원, 서비업 등 1억5000만원 미만)인 소규모 자영업자 519만명을 대상으로 2019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전면 유예한다. 이들은 내년 세무조사 선정 대상에서도 제외되며, 소득세·부가가치세 등 신고내용 확인도 모두 면제된다.
다만, 탈세제보 등 명백한 탈루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세무조사 등 엄격한 검증이 이뤄지며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 부동산임대업, 유흥주점 등 소비성서비스업,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등 일부 업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수입금액 규모가 작은 50만개의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내년 말까지 법인세 등 신고내용 확인을 모두 면제한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임대업, 소비성 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은 예외다. 연간 매출액 100억원 이하 중소법인도 기존 방침대로 세무조사 선정 제외 대상에 포함된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11년부터 이들을 세무조사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자영업자 지원과 폐업한 자영업자 지원도 확대된다. 국세청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자영업자·중소기업에게 세무조사 선정 제외·유예를 적극 실시하고, 청년을 고용하면 2배로 계산해 우대할 방침이다. 또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납부기한 연장, 징수유예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 국세청장은 "대다수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세금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본연의 경제활동에만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사회심리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세금 부담이라는 심리적 부담없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세청장의 보고를 받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고용에 앞장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더 많이 국세 분야에서 배려해 달라"며 "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린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상자를 찾고 안내해서 사업에 실패한 분들이 세금 체납으로 인한 어려움에서 벗어나 하루 빨리 재기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를 다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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