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현대로템이 입찰 제한에서 벗어나 7조원 규모 국내 철도 수주를 노린다.
20일 관련업계와 회사 측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오는 22일부터 국내 공공기관(정부, 지방정부, 공기업)을 당사자로 하는 철도 계약 건에 대해 입찰 제한이 해제된다. 앞서 회사는 대구도시철도공사가 발주한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에서 부정당 하도급 사실이 적발돼 이같은 제제를 받았다.
현대로템이 수주한 동북선 경천절 차량 실외 조감도. 사진/현대로템
입찰 제한 해제로 현대로템은 정부가 추진하는 7조원 규모 노후 철도시설 안전 확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2022년까지 국가철도 4조9000억원, 도시철도 2조4000억원을 투입해 수도권 전철 구간과 서울·부산 도시철도 중 노후화된 궤도·전기·신호설비 등을 집중 개량한다. 오래된 철도 역사애 대한 증·개축도 추진한다. 특히 서울 1~4호선과 부산 1호선 등 개통된 지 30년 이상 경과된 도시철도가 집중 보수 대상이다.
현대로템이 최근 개발한 신형 전동차는 무정전 무선방송 시스템을 갖춰 비상시에도 승객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객실등·통로등·전조등·후미등에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했다. 아울러 차량 1량 당 공기질 개선장치 4대와 풀HD 화질의 폐쇄회로TV(CCTV) 카메라 4대, 화재 감지장치 3대를 장착했다. 객실 의자는기존 7인석에서 6인석으로 변경했고 통로에는 미끄러움 방지처리를 했다. 차체 외판과 내장판 사이에는 단열흡음재를 넣었다.
정부는 노후 철도시설을 보수하면서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기술을 도입해 성능 고도화에도 나선다. 현대로템은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트레인' 기술을 개발 중이다. 철도 차량에 네트워크 시스템을 적용하고 선로에 관한 데이터나 위치 정보, 차량 특성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행 패턴을 만드는 게 골자다.
현대로템은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민간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날 민자 사업인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3615억원 규모)을 수주했다. 서울시 성동구와 노원구를 연결하는 13,4km 철도 노선과 16개 정거장, 차량기지 1개소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경전철 50량 및 신호·통신·궤도·전력 설비, 차량 검수 장비 및 스크린도어 시스템 설비까지 납품한다.
특히 이번에 수주한 경전철은 기관사가 필요 없는 무인운전 차량이다 아울러 차량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항시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조장치를 설치한다. 현대로템은 지난 2005년 캐나다 밴쿠버 무인 전동차 40량을 첫 수주한 이래 상파울로 4호선 174량(2007년), 신분당선 120량(2007년), 김포 경전철 46량(2013년), 이스탄불 7호선 300량(2016년) 등 국내외 수주를 통해 무인 운전 차량 글로벌 시장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측은 "동북선 도시철도 사업은 철도 차량 판매를 넘어 철도 시스템 및 시설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성과”라며 “현대로템의 강점인 무인운전 철도차량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추가 수주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입찰 제한 중에도 국내외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철도 부문 실적 상승을 달성했다. 2분기말 현재 철도 부문 수주잔고는 6조450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6240억원) 대비 7.5% 증가했다. 대만 전동차 520량, 브라질 전동차 유지보수 사업 등 2분기 1조240억원 규모 신규 수주를 기록했고 호주 2층 전동차 111량(8260억원), 이집트 카이로 3호선 32량(3870억원) 등 기존 수주 물량도 납품을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동유럽, 북아프리카 등으로도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한편, 현대로템은 방산 부문에서도 지난달 27일자로 국내 입찰제한이 해제됐다. 방위사업청이 현대로템을 부정당업체로 제재해 수주에 제약이 있었다. 지난 2분기말 현재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7300억원으로 지난해 말(9370억원)보다 22.1% 줄었다, 하반기에는 K계열 전차 창정비 사업 등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