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방북 수행단 규모가 실무진을 포함해 역대 최소인 200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방북단은 182명,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방북단이 208명으로 기록돼 있지만 실무진은 빠진 숫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방북단 구성에 대한 의견들을 종합하고 있다.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200명이라면 실제 방북단 규모가 크지 않다”며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을 보면 의전·경호·행정 지원(일반수행원) 등 아무리 줄여도 그게 100명 안팎이 된다. 그리고 언론인이 50명 정도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정부 관계자들로 된 공식수행원과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 분야의 특별수행원은 모두 합쳐 50명 수준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경제인들도 꼭 저희들은 함께 했으면 한다”며 “경제분야는 물론이고 사회분야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할 것 같다. 방문단이 구성되고 나면 발표하고 소상하게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제재로 당장은 남북 간 경제분야 협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나, 향후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도로·철도와 같은 인프라 협력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야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개성공단 관계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방북단 구성에 있어 북측과 협의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방북단 구성은 우리의 권한”이라며 “구성 후 국회 대표단이 가게 되면 ‘남북국회회담’ 등의 일정을 협의해야 한다.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평양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주영·주승용 국회부의장,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바른당 손학규·민주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9명을 공식 초청한다고도 했다. 이에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은 즉각 수락했지만, 한국당과 바른당은 거절했다.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정상회담이 일주일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 동행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고, 바른당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원내대표를 초청했다 안 되니 당대표를 초청하는 것이야 말로 보여주기에 대한 집착”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강석호 위원장도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청와대에 불참을 통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당 등 보수야당이 ‘동행하지 않겠다’고 미리 선을 그었음에도 굳이 초청하는 이유에 대해 “정식으로 정중하게 초청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받아주시길 기대하고 정쟁으로 번지질 않길 바란다”고만 했다. 거절 의사와 무관하게 한병도 정무수석은 이날과 11일 초청자들을 잇달아 찾아 관련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이 관계자는 “대북 특사단 방북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볼턴 미 백악관 보좌관과 통화해 결과를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연기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쓴 편지) 전달로 미국 내 어떤 분위기 전환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미국 측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다면 설명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문제도 설명이 필요하면 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평양정상회담 초청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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