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지노위 결정에 촉각
사측, 휴업수당 수정안 제시…노조 12일 부분파업 진행
2018-09-11 16:01:50 2018-09-11 16:44:04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중공업 해양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두고 노사 양측이 울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난 10일자로 지노위에 '기준 미달 휴업수당 지급 승인'을 수정 신청했다. 내용은 직원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휴업 수당을 100% 무급에서 평균 임금의 40% 지급으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3일 지노위에 해양사업본부 1220명을 대상으로 오는 10월부터 내년 6월까지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방안을 제출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금액은 생산기술직 평균으로 휴업수당 201만원, 기타 임금 60만원을 합쳐 평균 261만원, 연간으로는 3133만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휴인력 문제가 계속 표류하면 직원 가족과 지역 사회에 큰 고통을 안기고 앞으로 수주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노사가 협의를 통해 해결점을 찾고자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근로자에게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해야 하지만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사용자가 이보다 낮은 금액의 지급을 지노위에 요청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정안을 내면서 휴업수당 지급 시기를 11월로 기존안보다 한 달 늦췄고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지노위의 기준 미달 휴업수당 지급 승인 여부 판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지노위 관계자는 "사측이 진전된 안을 제시하면서 노조와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판단해 발표를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발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 부문 구조조정을 두고 노사가 울산지방노동위원회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노조는 지노위의 결정을 앞두고 사측이 여론 호도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무급휴직 방안을 고수했으면 지노위의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40% 안을 내세워 지노위의 결정을 늦추고 조합원들을 흔들어보겠다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미 예상했던 수순"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사는 구조조정 문제를 두고 감정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24일 제21차 임단협 교섭 이후 50일가량 대화의 자리를 갖지 못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구조조정과 관련된 면담 거부할 것을 당부했으며, 12일에는 '현중재벌의 갑질횡포, 구조조정 규탄' 집회를 개최하고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달 7일에도 공문을 통해 10일 실무협의를 갖자고 공식 요청하는 등 노조에 대화할 것을 수차례 제안했다"면서 "협의가 제개되면 노조의 입장을 고려해 휴업 기간, 휴업자 처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노조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 측은 "사측은 21차 교섭에서 노조 교섭위원의 막말을 이유로 퇴장했고 현재까지도 이를 빌미로 대화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최근 강환구 사장이 담화문을 통해 경영위기의 책임을 노조에 전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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