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조사를 민간단체가?"…휴대폰 유통망 '반발'
"규제기관 아닌 곳에서 조사"…방통위 "자율규제 일환"
2018-09-18 16:04:41 2018-09-18 16:04:4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민간단체인 개인정보보호협회(OPA)가 이동통신 유통망의 개인정보 처리 실태를 조사하는 것에 대해 대리점·판매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OPA 직원들은 주요 이동통신 대리점과 판매점이 보유한 가입자 관련 서류와 PC의 개인정보 처리 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통망 사이에서 규제기관이 아닌 곳에서 조사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한 판매점주는 "방송통신위원회같은 규제기관이 아닌 OPA가 매장을 뒤지며 개인정보 처리 내역을 조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PC에서 개인정보를 삭제해도 USB를 꽂아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개인정보가 나온다며 다그치는데 그런 부분은 방법을 알려주며 계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PA는 현재 SK텔레콤이 회장사이며 KT와 LG유플러스가 부회장사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판매점들은 종이 가입신청서 대신 태블릿PC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종이를 없애 개인정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대리점들은 태블릿PC를 사용해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 판매점들은 태블릿PC에서 사용할 프로그램도 OPA에서 관리하려 한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판매점 관계자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신분증스캐너를 관리하는 것처럼 OPA가 중간에 끼어들어 태블릿PC 프로그램을 관리하며 수익 사업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민간단체의 개인정보 관련 조사에 대해 방통위와 OPA는 자율규제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자율규제를 업계별로 나눠 진행하는데 이동통신 분야에서 이통사들은 개인정보 관련 부분은 OPA에 위탁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방통위는 조사 주체에 대해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날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자율규제 참여 업종을 기존 이동통신·케이블방송·쇼핑·알뜰폰 분야에서 인터넷(IP)TV·스타트업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OPA 관계자는 "지난 2월 이통사들과 개인정보 관련 협약을 맺고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태블릿PC는 이통 3사가 함께 공동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판매점에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관리 주체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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