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거부로 유가가 치솟자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해외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바레인 사키르에 위치한 석유 시추 설비. 사진/뉴시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년보다 해외 수주액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1월 미국의 대이란 원유 제재를 앞두고 OPEC이 증산을 배제하면서 유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가격은 81.87달러로 4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26일 기준으로는 전날보다 0.53달러 하락해 81.3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올 초 유가가 60달러대에서 거래된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본격적인 이란 제재가 시작되고 달러 약세 전환, 겨울철 수요 증가가 겹쳐지면 유가가 1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유가 상승으로 중동 국가들의 자금이 확충되면서 올해 막바지 발주 증가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예측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한동안 유가가 하락해 중동 발주시장이 침체돼 주춤했다"며 "중동은 세계 최대 산유 지대이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발주량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에서 발주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전년보다 국내 건설사 수주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7일 기준 해외건설 수주량은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27일 기준 올해 누적 수주액은 220억9104만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시공 건수 역시 올해 총 1739건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약 12% 올랐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수주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미국은 올 들어 세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더욱이 오는 12월과 내년 3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시행되면 터키 등에서 자본 유출과 부채 위험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리라화 가치 상승을 위해 대형 민관협력사업들의 통행료 등을 리라화로 통일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투자 참여 업체들에게 적잖은 부담을 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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