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 세계 카톨릭(천주교) 교회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에 초청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순방 기간인 오는 17~18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김 위원장의 뜻을 대신 전달할 예정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문 대통령은 10월17일부터 18일까지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김 위원장의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달 평양 정상회담 기간 중 문 대통령이 먼저 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만남을 제안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교황이 평양에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적극 환대의사를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지난 달 20일 백두산 천지에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와 만난 자리에서 김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가 교황청에 알리겠다”고 말하자 “꼭 좀 전달해달라”며 허리를 숙이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21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지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은 지난해 7월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 참석차 독일 방문 이후 두 번째다.
먼저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를 국빈방문하고, 이탈리아를 공식방문한다. 김 대변인은 “두 나라와의 우호, 협력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는 외교·안보 분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제고하고, 첨단과학기술과 신산업 능력을 보유한 이탈리아와는 신성장동력 창출과 협력 증진을 중점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17~18일에는 이탈리아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의 뜻’을 전달하게 된다.
다음으로 문 대통령은 벨기에로 이동해 18~19일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 등을 한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도전에 대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아셈 정상회의에서 우리의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 개발에 기여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두 차례의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수교 55주년을 맞이한 양자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하고, 한반도의 평화 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도 재확인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덴마크를 공식방문해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 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한 민간 협력 증진과 개도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며 “한국의 정책 및 역할과 기여를 소개하고 과학기술 바이오 등 미래형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중점 협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오찬을 가진 후 방북에 동행한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와 환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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