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시속 240㎞. 일반 도로에서는 낼 수 없는 레이싱 영역의 속도지만,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S(이하 AMG GTS)의 파워를 100% 체험하기엔 부족했다. 이 차량의 제원상 최고 속도는 시속 310㎞다.
지난 8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내 벤츠 AMG 스피드웨이에서 AMG GTS을 시승했다. 제로백(가속 페달을 밟아 시속 0㎞부터 100㎞ 가속까지 걸리는 시간)이 3.8초에 불과한 이 차량을 타고 한바퀴 4.3㎞ 길이인 트랙 3바퀴를 주행했다. 이 차량은 주행 모드로 일반적인 Comfort, Sports, Sports+ 외에 'RACE'를 지원한다. 기어 손잡이 근처 다이얼 버튼을 돌려 모드 변경을 조작할 수 있다. 이 모드로 변경하니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으르렁대는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주행 중에는 서스펜션의 꿀렁거림이 거의 없어 트랙 라인을 미끄러지듯이 타고 갈 수 있었다.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S.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곡선 구간에서 시속 50㎞ 내외로 주행하다 코너를 빠져나올 때쯤 가속 페달을 최대치로 밟아주니 계기판 속도계가 끝을 모르고 올라갔다. 8기통 4.0ℓ 바이터보 엔진이 뿜어내는 최대 522마력, 68.2㎏·m의 출력이 온 몸에 전해져 왔다. 트랙의 직선 구간 길이가 짧고 전문 인스트럭터가 탑승한 선두 차량의 속도에 맞춰 따라가야 하는 조건이다보니 시속 300㎞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200㎞ 이상을 가볍게 넘나드는 주행이 가능했다.
AMG GTS에 장착된 듀얼클러치 7단 자동변속기는 덜컥거림 없이 부드러운 가속 및 감속감을 제공했다. 커브 구간 코너 인을 150m 가량 앞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기어 단수가 빠르게 3단계 떨어지면서 코너 아웃시 급가속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스티어링 휠 옆 패들시프트 레버를 별도 조작하지 않아도 만족스러운 기어 변속을 제공, 코스를 돌파하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다.
고속으로 달리다 급브레이크를 밟아 커브에 진입하는 순간 느껴지는 압력을 견기디 위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급 감속시 안전벨트를 자동으로 조여주는 기능 덕에 좌우로 몸이 흔들리는 일 없이 U자형 헤어핀 커브도 안전하게 돌파하는 게 가능했다. 코스를 완벽히 외운 후 주행한다면 좀 더 높은 속도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어 보였다. 시승에 참여한 국내 매체 한 기자는 "시속 70km 정도로 돌았는데 안정적이었다"고 전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AMG GTS는 혈통 좋은 경주마에 비유할 수 있는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차량 외관은 전형적인 2인승 쿠페 디자인이다. 운전석에 앉아 전방을 바라보면 보닛이 상당히 길게 튀어나와 있다. 앞유리를 지지하는 A필러가 두꺼운 편이라 코너링시 운전석쪽 시야가 많이 가려진다. 좌석을 상당히 뒤로 젖히고 앉아야 비교적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지면에 가깝도록 낮게 설계된 전면부와 앞으로 기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은 상어의 코를 닮았다. 앞 범퍼 아랫쪽에는 엔진룸을 식혀주는 용도로 전기 모터 구동 방식의 '에어패널'이 설치돼 있다. 오목한 도어 패널, 낮은 시트 포지션 등 내부 인테리어는 비행기 조종석처럼 설계했다.
AMG GTS 가격은 개별소비 인하분 및 부가가치세 포함해 1대당 2억900만원이다. 다방면으로 활용하기에 적합치 않고, 일반 도로에서 타기에도 넘치는 성능인 이 차량을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엔 어려운 가격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AMG GTS를 체험하면서 레이싱 스킬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인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다음달부터 AMG 스피드웨이에서 시작한다. 하루짜리 교육이고 가격은 100만원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참가비의 10%는 벤츠사회공헌위원회 기금으로 적립해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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