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지엠이 17일 창립기념일을 맞았다. 16살 생일 잔치지만 연구개발 부문 법인분리 움직임에 노조가 파업 수순을 밟는 등 노사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맞이한 씁쓸한 날이었다.
한국지엠은 창립기념일인 이날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하루 휴무했다. 회사는 조용했지만 노사 대립과 국정감사 등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002년 10월17일 지엠대우오토앤테크놀로지로 출범해 2011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노조는 오는 2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7월 사측이 발표한 연구개발 부문 법인분리 방안에 대해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면서 반발했다. 이달 12일 중앙노동위원위원회(중노위)에 쟁의신청을 했으며, 15~16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 1만234명 중 8007명(78.2%) 찬성으로 가결됐다.
카허 카젬 사장이 15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사태 수습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중노위 결과는 오는 22일 나올 예정인데, 조정중지 결정을 받으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사대립 격화 등으로 한국지엠이 씁쓸한 창립 16주년을 맞았다. 부평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반면, 사측은 신설법인 설립을 강행하고 있다. 이달 4일 이사회를 개최해 디자인센터 및 기술연구소 등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10일에는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주식회사'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오는 19일에는 주주총회를 개최해 최종 의결을 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와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법인분리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된다면 총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분리 문제가 이번 국감에서 다뤄지는 점도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카젬 사장은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불참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29일 종합감사에 카젬 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또한 국감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국지엠 주총과 관련한 질문에 "만약 주총 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면 주총에서 연구개발 법인 분할에 비토권을 행사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계속해서 노조와 산은 설득에 나설 것"이라면서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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