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라돈 생리대'로 안전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지만 관련 대책은 여전히 부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는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는 전성분표시제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명칭은 전성분표시제이나 품목허가(신고)증에 기재된 성분만 표기되는 것이어서 이름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약 1년전 '생리대 파동' 발생 이후 여성단체와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리대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안책 중 하나로 '전성분표시제'를 내놨다. 제도 시행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도 많았으나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15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남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성분표시제의 경우 식약처 품목허가(신고)증에 대해서만 표기를 하는 것이어서 실제 모든 성분이 표시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논란이 된 '오늘습관' 생리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광고문구. 사진/오늘습관홈페이지캡쳐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전성분표시제는 부직포, 필름, 아크릴 등에 표기가 제한돼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불안해하는 향, 고분자흡수체 성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작년 생리대 안전성 논란 이후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거의 유일한 제도인데 안전성은 물론 소비자 알권리 조차 담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고분자흡수체와 향성분명을 원칙적으로 모두 표시하게 돼 있다"며 "다만 숫자로 표기돼 표기해도 알기 어려운 일부만이 제외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라돈 생리대 사태에 대해서도 "라돈에 관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를 진행 중으로, 생활방사선 관련 모든 조사는 원안위 소관"이라며 대응을 피했다. 그러나 현재 논란이 된 오늘습관 생리대는 식약처가 지난 7월18일 '위생용품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한 'FITI시험연구원'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바 있다.
식약처가 생리대, 팬티라이너 등 여성용품에 대한 허가 주체임에도 여전히 대책 마련에 미진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얼마전 모니터링 중에서 유기농, 친환경 마트의 광고로 시장에서 고가에 팔리는 제품들이 실질적으로는 면 커버에 한해서만 유기농인 경우도 있었다"며 "남인순 의원이 지적했듯 유기농, 친환경 문구 등 안전성은 확보해줄 수 있는지, 광고문구 등에 대해서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주관하며 식약처, 질병관리본부 등이 지난 4월부터 협업으로 진행하는 '생리대 건강역학조사' 역시 당시에는 7월까지 예비조사를 마치고 본조사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나 아직 예비조사 보고서 작성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사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 혜화에 거주하는 장씨(26)는 "1년 전 큰 일이 터지고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흐지부지되며 해결된 것은 거의 없다"며 "일회용 생리대 대안품으로 등장한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리조차 되지 않아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JTBC는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기준치 10배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오늘습관 생리대 측은 "당사는 국가인정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인증받은 결과 기준수치보다 현저히 낮은, 안전한 수치로 확인됐다"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를 요청할 것이며 손해배상으로 법적대응할 것"이라고 반박한 상태다.
'오늘습관' 생리대 SNS에 게시된 반박문. 사진/오늘습관인스타그램캡쳐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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