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고 수정·보완을 지시했다. 청와대 측은 보험료 인상을 우려한 문 대통령의 ‘전면재검토’ 지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 정부안’을 보고받았다. 이는 제4차 국민연금재정추계자문위원회 권고안과 각계의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 복지부가 마련한 초안이었지만, 문 대통령은 “그동안 수렴해온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하되 국민들의 의견이 보다 폭넓고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보완하라”고 재검토를 지시했다.
김 대변인은 “이에 따라 복지부는 앞으로 국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정부안을 마련한 뒤 기자설명회, 국민공청회 등을 통해 구체적 내용을 국민들께 설명 드리고,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박 장관이 가져온 안이 현재 국민들이 생각하는 개혁방향, 국민들이 생각하는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하면서 “단순한 재검토가 아니라 전면적인 재검토 지시로 이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선 “국민연금의 법적인 보장은 아니다”라며 “보험료 인상이 가장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당초 복지부는 오는 15일 공청회를 열고 국민연금 보험요율 인상(현행 소득의 9%→12~15%)을 골자로 한 ‘제4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공개하고, 이달 말까지 복수의 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전면재검토 지시로 일정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국회에 보고하는 시점을 11월 말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대통령 지시도 내려졌으니 검토시간이 길어지면 국회와 일정을 다시 협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평소에도 국민연금개혁안에 대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국민연금은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노후 보장제도다. 국가가 책임지고 있는 제도”라며 ▲지급보장 명문화로 국민불안감 해소 ▲국민·기초·퇴직 연금 종합해 노후소득 강화 ▲폭넓은 여론수렴을 통한 사회적 합의 확보 등을 개혁방향으로 제시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여야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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