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내달 1일 5세대(5G) 이동통신 전파 송출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최대 고민은 킬러 콘텐츠 마련이다.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없으면 5G도 무용지물이다.
국내 이통업계 1위 SK텔레콤은 360도 영상전화와 대화면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의 기술 개발 및 고도화는 박성수 ICT기술원 부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해당 기술 개발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11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받았다. 지난 13일 과기정통부 주관의 '5G 버티컬 서밋'이 열린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박 부장을 만났다.
박성수 SK텔레콤 ICT기술원 부장이 지난 13일 '5G 버티컬 서밋'이 열린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의 SK텔레콤 부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영상통화는 이통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3G 시절부터 선보였지만 크게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등장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중계하며 현장을 전달하는 경우가 늘면서 SK텔레콤은 360도 영상통화에 주목했다. 360도 영상통화는 상대방이 있는 곳의 영상 중 보고 싶은 곳을 터치로 돌려가며 볼 수 있다. 전화 송신자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보기만 해야 하는 기존 영상통화와 다르다. 서로 질의응답도 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백령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360도 영상통화에서 가능성을 봤다. 아이들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하고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을 360도 영상으로 즐겼다. 기업에서는 화상회의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360도 카메라를 중앙에 놓고 영상통화를 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도 회의장 곳곳을 보며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
박 부장은 360도 영상통화의 지연시간을 800밀리세컨드(ms)까지 줄였다. 기존의 음성통화와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5G가 상용화되면 업로드 속도가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빨라지는 것도 호재다.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360도 카메라 가격을 낮춰야 한다. 수십만원 짜리 360도 카메라를 선뜻 구매할 소비자는 많지 않다. SK텔레콤의 서비스와 묶어 판매하는 것이 가격 인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에 360도 카메라가 들어가면 360도 영상통화가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다.
대화면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도 박 부장의 작품이다. 여러 명의 터치를 동시에 인식하는 기술과 플랫폼을 개발했다. 쇼핑몰이나 오피스 빌딩에 설치된 기존 대형 디스플레이는 한 명만 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는 한 번에 여러 명이 메뉴나 콘텐츠를 선택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 제품은 2016년부터 상용화돼 이미 일부 백화점 매장에 보급됐다. 5G가 상용화되면 대용량의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박 부장은 "5G 시대에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는 대용량의 미디어를 소비할 수 있는 단말기가 될 것"이라며 "관제 시스템에도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도 5G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에 코팅된 렌즈를 씌워 영상의 시차를 발생시켜 3D 영상을 만들어낸다. SK텔레콤은 3D로 생중계할 수 있는 기술력도 확보했다. 5G 시대가 되면 대용량의 3D 영상으로 생중계가 가능해진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는 병원에서도 필요로 한다. 체내 영상을 3D로 보면 2D 영상보다 보다 정밀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박 부장은 "집에서 TV로 안경 없이 3D 생중계를 보고, 360 영상통화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 주위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더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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