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전기료 누진제' 45년 만에 개편
민·관 합동TF, 누진제 완화·폐지 논의 착수…내년 상반기 개선안 발표
2018-12-11 15:21:32 2018-12-11 15:21:35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45년간 유지해온 국내 가정용 전기요금 체계를 손본다.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는 11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제1차 회의를 열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위원장과 위원 명단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누진제는 우리나라 전기요금을 산출하는 기본 방식이다. 현행 누진제는 1973년 오일쇼크 이후 도입됐다. 하지만 전기 사용량이 많은 주택용에만 적용돼 매번 논쟁의 대상이었다. 기존 가정용 전기요금은 6단계의 누진요금 체계로 운영돼왔다. 최저·최고단계 요금차는 11.7배로 전기를 많이 쓸수록 전기요금을 더 걷겠다는 취지다. 사실상의 징벌적 요금체계 성격이 짙다.
 
불만이 커지자 정부는 지난 2016년 누진체계를 3단계, 요금차는 3배로 완화했다.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은 ▲1단계 200kWh 이하(kWh당 93.3원) ▲2단계 201~400kWh(kWh당 187.9원) ▲3단계 400kWh 초과(kWh당 280.6원)로 구분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누진세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잇단 폭염에 시달리던 지난 7~8월 전기요금 한시인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TF는 앞으로 ▲누진제 완화 ▲누진제 유지·보완 ▲폐지라는 3가지 안을 놓고 논의를 이어간다. 이 가운데 누진제 3개 구간을 2개로 줄이거나 누진제를 폐지하는 방안이 주요하게 거론된다. TF는 토론회와 공청회 등 국민 의견을 수렴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최종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TF 정부 위원인 이용환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보다 근본적인 누진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민관 TF를 본격 가동했다”며 “현행 누진제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를 위해 산업부는 지난 10~11월 두 달간 주택용 전기사용 실태조사를 벌였다. 전국 1만 가구를 대상으로 구성 원수와 소득 등 가구별 특성을 감안해 전기사용량을 조사했다. 실태조사는 별도 분석을 거쳐 현행 누진제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날 열린 1차 회의에서는 TF의 전반적인 운영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산업부는 위원들 동의를 거친 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1차 회의에 참석한 산업부 관계자는 “누진제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며 “TF에서 논의될 사안이기 때문에 정부도 한걸음 물러나 있는 상태”라며 말을 아꼈다. 2차 회의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겨울을 맞아 전열기구 판매량이 늘고 있는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나진전자월드상가 삼성공조 매장에 전력소모량이 비교적 낮고 저렴한 국산제품의 전기히터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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