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차에 들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민생경제 올인(all-in)’을 선언했다. 내후년 2020년에 21대 총선이 있고, 2021년은 차기 대선레이스가 본격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이야말로 문재인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혁신적 포용국가’는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이 함께 가야하는 구조다. 다만 지난 2년간 소득주도성장은 지나치게 빨랐고, 혁신성장은 성과가 미약했다. 결국 이번 ‘민생경제 올인’은 소득주도성장 속도는 일부 조절하고, 혁신성장 촉진에 보다 방점이 찍힐 수밖에 없다.
우려되는 것은 정부의 정책 궤도수정이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서 모두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진보진영은 ‘개혁좌초’라며 맹공하고, 보수진영도 ‘아직 부족하다’며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의 전면 폐기 등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노무현 참여정부 시절이 오버랩 되는 부분이다. 당시 참여정부는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를 기치로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보수진영은 ‘반시장주의’ 프레임으로 공격했고, 진보진영은 ‘신자유주의’라고 반발했다.
민심도 비슷한 상황이다. 참여정부 시절 화두는 ‘웰빙’이었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일은 어느 정도 충족됐고, 삶의 질을 따질 여유까지 있었다. 그러나 서민생활에 직결되는 부동산정책에 실패하면서 민심도 함께 떨어져 나갔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수출규모와 국민소득 등 거시경제 성과는 있지만, 일자리와 양극화 문제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민생경제 상황은 참혹한 수준이다.
바로 이 지점이 집권 3년차에 ‘경제올인’을 선언한 문재인정부가 유념할 부분이다. 특정 정책에 대한 보수·진보 진영의 상반된 평가는 어차피 피할 수 없다. 왜 그 정책이 필요한지 충분히 설명하면서 부당한 주의주장에는 당당히 맞서야한다. 국민들과는 소통하고 또 소통해야 한다.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솔직히 인정하고 책임지려는 모습도 필요하다. 집권 3년차의 정부가 과거 정부의 잘못을 핑계대는 것은 구차할 뿐이다.
참여정부는 정책추진 과정에서 보수·진보의 협공을 받았고, 국민 민심과도 괴리되면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 실패는 우리나라의 잠재 경제성장력 훼손, 민주주의와 남북관계에서의 반동으로까지 이어진바 있다. 문재인정부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운명의 갈림길에 들어섰다.
이성휘 정경부 기자(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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