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한진칼(180640)이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소식에 약세로 마감했다. 실제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는 2월 초에 확정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국민연금이 한진칼을 정조준했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서 한진칼은 전일 대비 350원(1.14%) 밀린 3만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주주권 행사를 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한진칼 주가는 장 초반부터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와 범위를 검토하게 했다.
국민연금은 최대주주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17.8%), 행동주의펀드로 불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강성부펀드(KCGI) 10.7%에 이어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한 3대 주주다. 대한항공 지분도 12.4%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조 회장을 비롯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이 사회적 문제가 됐다. 조 회장은 배임·혐의로 1심 재판 중이다.
이에 KCGI가 한진칼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 감시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이어 국민연금도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수탁자책임원칙(스튜어드십코드)이 도입된 후 국민연금이 처음으로 나선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위는 주주권 행사 이행 여부와 범위를 2월 초까지 결정할 방침이다. 이는 3월 예정인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주총회 일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임원의 선임, 해임 등을 제안하려면 주총일 기준 6주 전까지 이를 공식화해야 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기금위에서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며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가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이행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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