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의 고강도 압박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주택 가격 상승의 전제 조건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시장이 거래 절벽에 따른 장기 침체 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17일 발표한 '12월 주택매매 거래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 거래량은 7000건으로 전년 동월(1만3740건) 대비 49.1% 수준 줄었다. 작년 전체 거래량 역시 17만1050건으로 전년 대비 8.9% 하락했다.
서울을 비롯 수도권과 지방 상황도 비슷하다. 12월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량은 3만2921건으로 전월 대비 21.1%, 전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방 주택 거래량은 2만9695건으로 전월 대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9%, 13.2% 떨어졌다.
1년을 놓고 보면 연간 주택 거래량은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다. 작년 전국 기준 연간 주택매매 거래량은 85만6000건이다. 2014년 100만5000건, 2015년 119만4000건, 2016년 105만3000건, 2017년 94만7000건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거래가 줄었다.
2018년 12월 지역별 거래량 및 증감률(단위: 건). 표/국토교통부
유형별로 전국 기준 연간 아파트 거래량은 56만3000건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고, 연립·다세대(17만1000건)는 12.1%, 단독·다가구(12만2000건)는 13.8%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얼어붙은 것은 정부의 대책이 시장에서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앞서 정부는 6·19 대책을 시작으로 8·2 대책, 9·5 후속 조치, 9·13 대책 등 수 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기존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시장 자체가 활기를 잃었다는 얘기다.
올해 부동산 시장도 좀처럼 활기를 띄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미 장기 침체 국면 돌입해 당분간 관망세의 시장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관련해 국토연구원은 올해 전국 주택매매 가격이 전국 기준 0.5% 내외, 지방은 1.1% 내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은 0.1% 내외로 보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매매가를 떠받치는 전셋값은 전국(-1.1%), 수도권(-0.8%), 지방(-1.3%) 모두 하락할 것으로 점쳤다.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사안 상당수가 침체 요인들이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센터장은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경제 성장률 둔화, 금리인상 가능성, 입주물량 증가, 9·13대책에 따른 수요 억제, 3기 신도시 공급 등의 정책 여건을 고려하면 인하에 방점이 찍힌다"고 봤다. 다만 변 센터장은 시장에 풀린 유동자금이 풍부해 재개발·재건축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국지적 가격 상승 가능성은 열어뒀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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