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어지럼증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 법한 증상이다. 증상이 흔한 만큼 어지럼증의 원인은 머리와 귀, 심장, 혈관 등 다양하다.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심각하지 않지만, 일부는 아주 심각한 원인이 숨어 있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이비인후과와 신경외과, 신경과 등 다양한 과에서 진찰된다. 어지럼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빈혈이라 생각해 철분을 섭취하는 것은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시키는 부작용을 초래 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영양분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지럼증은 영양분의 부족으로 인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어지럽다고 해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추후의 치료에 있어서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추위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추워지면 자율신경계나 심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더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추워지면 자율신경기능이 증가하게 되고 교감,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무너지고, 몸의 긴장도가 증가해 신체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일교차가 심할 때에는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해 어지럼증도 증가한다.
어지럼증을 방치하면 청력이 손실될 수도 있다. 귀는 청력 뿐 만이 아니라, 전정기관과 세반고리관이 각각 위치와 회전기능을 담당한다. 사람은 뇌와 양측 귀 3개의 컴퓨터가 어지러움을 관장하고 있다. 이 때 한 쪽 귀가 소실되거나, 기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양측 귀가 감지하는 정보의 차이가 발생해 심한 회전성 어지러움(현운)이 생긴다.
귀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어지럼증 가운데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이석증'이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많아지고 있는 이석증은 전체 어지럼증의 20~50% 정도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인체의 전정기관에는 이석이 있어 몸이 흔들림을 감지하는데, 이석이 떨어져나가 부유성 석회화 물질이 돼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는 질환이 이석증이다.
주요 증상은 주변이 빙빙 돌고 한쪽으로 기울여지며 땅이 울렁거린다. 특히 아침에 증상이 심해진다. 이석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비디오 안진검사기를 이용해 어느 곳에 이석증이 생겼는지 검사한 후 치료한다. 이석증이 어느 위치에 생겼는지 판정되면, 간단한 약과 운동치료를 통해서 치료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전정신경염이다. 전정신경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질환이다. 심한 어지럼증과 구역, 구토가 자연적으로 발생해 수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정신경염은 양성의 질환이고 저절로 호전되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견딜 수 있으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전정신경 재활운동은 눈으로 목표를 주시하는 것을 훈련하고 평형기능을 강화시켜 어지러움을 덜하게 해준다.
메니에르병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귀 질환이다. 메니에르병은 귀에 물이 찬 듯이 먹먹하게 느낌이 동반되는 증상으로 '귀 고혈압'으로도 불린다. 달팽이관 안에는 내림프액이 순환하는데, 그 순환이 정상적이지 못하면 달팽이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게 되고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귀가 먹먹한 느낌이 들고, 점차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생기게 된다. 그러다 결국 압력이 쌔지면서 달팽이관이 터지게 되는데 이때 극심한 어지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임기정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교수는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에 가서 청력검사를 받고 청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돌발성난청 같은 경우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방치 시 평생을 청력이 망가진 채 살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정확한 원인진단이 필요하다. 귀와 관련된 질환이 원인이 됐다면 청력을 잃을 위험성도 존재한다. 사진/고대 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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