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연탄은행·빈곤 노인, 연탄가 인상 철회 촉구
청와대에 20만명 의견 전달…쿠폰 대상 확대 및 '가격이원제' 도입 제시
2019-02-01 06:00:00 2019-02-01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저소득층에게 연탄을 나눠주는 단체 연탄은행 관계자들과, 빈곤층 노인들이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연탄 가격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연탄은행전국협의회 관계자와 노인 등 40여명은 3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탄 가격 인상 철회와 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빈곤층을 위한 연탄쿠폰 대상자를 현재 6만3000가구에서 8만가구로 확대하고, '연탄가격이원제'를 도입하라는 주장이었다. 난방용으로 연탄을 때는 영세가정·에너지빈곤층은 연탄가격을 동결하고, 영업용으로 이용하는 사업자에게는 인상 가격을 적용하라는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노인들은 연탄 가격이 상승하면 살기 더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경기 양평 양수리에 거주하는 김영창씨는 "연탄 가격이 올라 서민이 살기가 어렵다"며 "대통령이 서민에게 더 많은 신경을 쓰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에 사는 노인 A씨도 "연탄 때느라 힘들게 살아가는데 가격이 오른다니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며 "나 같은 노인 살려달라"고 울먹였다.
 
정해창 연탄은행전국협의회 부회장은 "21세기에도 20세기식 주거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연탄은 절박함을 넘어 생존의 문제"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이웃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소외된 국민 없도록 노심초사하겠다'고 한대로 행동해달라"고 외쳤다.
 
이어 "국민에게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한다"며 "산업부 안에 민간에너지협의회를 조속 구성해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행사 마지막 순서에서 연탄 배달 때 사용하는 지게를 사용해, 연탄가 인상에 반대하는 시민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20만9207명에는 △청와대 청원 2263명 △국민 서명 6만1334명 △청와대 1인 릴레이 시위 인원 600명 △전국 기초의회 결의 참여 의원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 경기 구리 딸기원 마을 등 노인의 손편지 47통 등이 포함돼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월 환경보호를 이유로, 연탄 1장 생산가를 534.25원에서 639원으로 19.6% 인상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800~900원이 됐다. 최근 3년 동안 연탄은 50.8% 올랐다.
 
이에 연탄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로 연탄가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등 운동을 진행했다. 지난 4일에는 산업부 관계자, 26일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을 면담하기도 했다.
 
(왼쪽 2번째부터) 정해창 연탄은행전국협의회 부회장, 강정칠 사무총장, 허기복 대표가 31일 연탄 배달 지게에 연탄가 인상에 반대하는 시민 의견을 지고 청와대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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