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업계 M&A 대전)①이제 막 기술투자 빛 보는데…자본경쟁 불붙은 제약시장
다케다·BMS 등 줄줄이 빅딜 성사…국내 업체는 손놓고 구경
2019-02-11 09:51:53 2019-02-11 09:51:53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최근 수년간 활발히 이어진 글로벌 제약사의 공격적 인수합병(M&A) 행보는 지난해 제대로 불이 붙었다. 연초부터 줄지은 메이저들의 굵직한 M&A 릴레이는 1분기 만에 전년도 전체 M&A 규모를 넘어서는 투자를 이끌어 냈고, 2분기에는 샤이어를 인수한 일본 다케다가 70조원에 달하는 빅딜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당시 전 세계 제약업계 역대 두 번째 규모에 해당하는 M&A였다.
 
올해 역시 지난달 BMS의 세엘진 인수(약 83조원 규모)로 지난해 5월 다케다가 세운 역대 두번째 규모 M&A를 1년도 안 돼 갈아치우며, 또 한 번의 역대급 한해를 예고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제약업계의 적극적 M&A 행보는 단순한 외형 불리기를 통한 패권 다툼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생존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글로벌 상위권 매출을 기록 중인 제약사들은 저마다 정평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의약품들은 매년 제약사들에 막대한 매출을 안겨주고 있지만 특허만료 기간이 존재한다. 주력제품의 특허만료 이전 신규 품목 확보는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제약업계 공통의 숙제로 꼽힌다. 
 
대형 제약사들은 두둑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이미 신약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인수함으로써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각 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역시 공격적 M&A의 든든한 배경으로 작용 중이다. 
 
이는 신약 개발 촉진으로 산업 활성화라는 기대감과 거대 기업의 시장 독점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전 세계 2% 수준에 불과한 산업 규모에 글로벌 제약공룡들의 인수전을 구경만 하고 있는 국내 제약업계는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랜 시간 복제약 위주 내수 시장에 집중하다 최근 잇따른 대형 기술수출을 비롯해 서서히 글로벌 무대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국내 업체로서는 곧바로 위기에 직면한 안타까움이 생긴다. 이에 산업 생존을 위해 업계와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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