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무게를 싣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을 평가하는 조사에서는 아직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미디어·투자전문사 'Corporate Knights'가 발표한 올해 '지속 가능한 글로벌 100대 기업'에서 국내 제약사는 전무했다. 100개 기업 가운데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10개사인데 그 속에 속하지 못한데 따른 아쉬움이 있다.
Corporate Knights는 매년 전 세계 기업의 사업성과 지배구조, 환경, 직원관리 등 총 20여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속성이 좋은 100개 기업을 선정한다. 해당 결과는 지난 2005년부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을 통해 발표되며 공신력을 얻고 있다.
올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주요 제약사로는 GSK가 5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3위 대비 껑충 뛴 수치다. 이어 노바티스(18위)와 사노피(20위)가 전년 대비 순위를 끌어올렸고, 일라이 릴리(46위), 아스트라제네카(50위)가 5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미국 메디컬기기 제조업체 다나허는 55위로 첫 진입했고 노보노디스크(58위), 에자이(73위), 다케다(78위), UCB S.A(79위) 등도 순위권에 들었다. 특히 다케다의 경우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두드러진 해외무대 활약에도 불구, 순위권에 들지 못한 이유로는 글로벌 대형사대비 미미한 기업 규모를 비롯해 지배구조 및 업무환경 등이 꼽힌다. 최근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조명 받는 등 유망산업으로 주목되고 있지만, 오랜 산업사에 기인한 오너 중심 기업 지배구조와 좀 처럼 해소되지 않은 리베이트 관행 등이 지속성 평가에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개발 성과가 조금씩 인정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기업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산업과 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기준에 맞는 체질개선을 통한 각 기업별 노력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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