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유료방송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J E&M은 11일 "CJ헬로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및 논의 중에 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CJ E&M에 CJ헬로 지분 매각 추진설과 관련해 사실 여부와 구체적인 내용의 답변을 요구했다. CJ E&M은 CJ헬로의 지분 5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LG유플러스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CJ E&M의 CJ헬로 지분을 인수해 CJ헬로의 최대주주가 되는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모델이 37개 신규 채널이 추가된 'U+tv'(IP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최대주주가 되면 인터넷(IP)TV 경쟁사들도 연쇄적으로 케이블TV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PTV와 케이블TV를 더한 유료방송 시장 1위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은 이미 딜라이브의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IPTV 'Btv'를 보유한 SK브로드밴드의 모 회사인 SK텔레콤도 인수 후보자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실적설명회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 등을 통해 케이블TV 인수에 관심이 있음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케이블TV 가입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IPTV로 가입자가 지속 이동하면서 CJ헬로와 딜라이브를 제외한 티브로드·현대HCN·CMB 등 나머지 케이블TV 방송사들도 잠재적 매물로 꼽힌다.
모바일과 IPTV의 결합상품과 자금력을 보유한 통신사들이 케이블TV 방송사들을 연쇄적으로 인수하면 통신사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불가피하다. 통신사들은 넷플릭스와 구글 유튜브 등 거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국내 사업자들도 덩치를 키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넷플릭스를 자사의 IPTV에 탑재하고 유튜브와 제휴한 서비스도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외부 사업자와 손잡으며 판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지상파 3사와 손잡고 토종 OTT 플랫폼을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의 '푹(POOQ)'을 통합해 상반기 중 통합 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CJ헬로의 가입자는 416만1644명(13.02%), LG유플러스는 364만5710명(11.41%)으로 각각 유료방송 시장 사업자별 순위에서 3, 4위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해 한 사업자가 될 경우 가입자 수는 780만7354명으로, KT계열(KT+KT스카이라이프, 985만9984명)에 이은 시장 2위로 뛰어오른다.
한편, 국회에서는 합산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특수 관계자인 다른 사업자 포함)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지난 2015년 6월 3년 일몰을 조건으로 도입됐고 지난해 6월27일 일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합산규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2월 국회에서 결론을 내기로 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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