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수출 감소로 내수 부진의 어려움을 겪은 전통주 시장은 올해도 인기 회복에 사활을 건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말 막걸리 1위 업체가 20여년 만의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막걸리 시장점유율 1위인 서울장수는 지난해 10월 22년 만의 생막걸리 신제품 '인생막걸리'를 선보였다. 서울장수는 당시 "전통에 현대적인 트렌드를 접목해 막걸리 시장 전체의 부활을 위해 기획됐다"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인생막걸리'는 주력 제품인 '장수 생막걸리'보다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춘 5도로 쌀 막걸리와 밀 막걸리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장수는 맛부터 라벨 디자인, 알코올 도수 등 개발 전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에 막걸리를 선호하는 층은 밀 막걸리 특유의 구수함을 느끼도록 했고, 젊은 층의 소비자에는 진하면서 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출시 직후에는 음식점 등에 제품을 먼저 판매했고, 배우 임원희씨와 조우진씨가 출연한 TV CF를 방영하면서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후에는 판매처를 늘려 현재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에도 입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순당 등 일부가 주도했던 제품 출시에 1위 업체가 가세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라며 "알밤막걸리, 바나나막걸리 등 새로운 시장도 형성되고 있는 만큼 올해에는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인생막걸리' 제품 이미지. 사진/서울장수
'인생막걸리'는 지난해 막걸리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알코올 도수 5도 막걸리의 인기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평주조가 지난 2015년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춰 리뉴얼 출시한 '지평 생막걸리'는 지난해 전년보다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연간 누적 판매량 1800만병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지평주조의 지난해 매출액은 166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약 50% 성장했다.
국순당은 지난해 5월 알코올 도수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개척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막걸리가 1000원~2000원인 것과 비교해 이 제품은 3200원의 고가에 속하지만, 출시 7개월 만에 약 60만병이 판매됐다. 이러한 효과로 이 제품 출시 후 그해 말까지 대형마트에서 국순당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5%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이 7년 만에 반등한 기세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업계는 점차 증가세를 보이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국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241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막걸리 수출액은 2011년 5274만달러로 정점은 찍은 후 대일본 수출물량이 급감하면서 내림세를 보였다.
'1000억 유산균 막걸리' 제품 이미지. 사진/국순당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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