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집 안 두꺼비집(개폐기) 오류로 정전이 됐다. 두꺼비집 앞에 서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2를 쓰자 눈 앞에 두꺼비집을 고칠 수 있는 매뉴얼이 나타났다. 매뉴얼대로 시도해봤지만 잘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엄마 찬스가 필요하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줘"라고 말하자 손재주 좋으신 엄마가 방법을 알려준다. 퓨즈를 정리하고, 부품을 다시 끼우니 성공이다.
상상만 하던 것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5세대(5G) 통신의 초고속·초지연성·초연결성이 적용되자 일상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26일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19에는 가상현실(VR)이 전시장을 점령했다. 안경처럼 쓰는 증강현실(AR)글래스를 이용한 혼합현실(MR), 확장현실(XR) 시대까지 확대되고 있다.
MS는 AR글래스 홀로렌즈2를 선보였다. 홀로렌즈2는 현실에 가상의 3차원(3D) 정보를 올려 클릭 등 정해진 동작으로 작동하는 웨어러블 홀로그래픽 컴퓨터다. MS는 우선 헬스케어, 건축, 산업현장 등 파트너사와 개발한 서비스를 홀로렌즈2에 적용했다. MR 환경에서 환자를 고치거나 집을 고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해진다.
MS의 홀로렌즈2. 사진/이지은 기자
VR은 스포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부터 드론 택시(aerial taxi), 비행기 체험 등 액티비티 활동 등으로 다양화됐다.
노키아는 부스 한 편에 탁구대를 마련하고 VR 기기를 쓴 관람객들이 가상공간에서 직접 탁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레노보는 게임을 주력 VR 콘텐츠로 내세웠다. 델은 게임을 위한 대형화면을 부스 전면에 만들었다. 델이 선보인 VR 게임 서비스 VMWARE는 초고화질로 구성된 가상현실에서 골키퍼가 되어 날아오는 공을 막거나, 쏟아지는 비행기를 추락시키는 전투 게임, 드론을 조종하는 게임도 가능했다.
델 부스에서 한 참가자가 VR기기를 착용하고 드론 게임을 조종하고 있다. 사진/이지은 기자
사우디텔레콤컴퍼니(STC)는 비행선 VR을 전시장 중앙에 배치했다. VR을 쓰고 비행선을 타면 하늘을 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카타르통신업체인 우레두(Ooredoo)는 VR을 쓰고 즐기는 드론 택시를 전시했다. 우레두 관계자는 5G를 이용하여 클라우드 기반 원격 비행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5G 망을 구축하고 시범 서비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카타르통신업체 ooredoo가 선보인 VR을 쓰고 즐기는 비행택시(Air taxi). 사진/이지은 기자
VR은 5G가 있어야 적극 확대될 수 있다. 5G가 VR을 위해 플랫폼인 셈이다. 대용량의 이미지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만큼 4G 대비 최대 20배 빠른 5G 시대에 활성화가 기대되는 까닭이다. 단적인 예로 인텔 부스에서는 미국 워너브라더스와 협업해 스파이더맨, 배트맨 등 캐릭터를 활용한 VR 게임을 구현한 것이 관람객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몰리면서 통신 속도가 둔화됐고, 결국 VR 게임은 중단됐다.
인텔 부스에서 운영 중이던 VR게임이 통신 오류로 중단됐다. 사진/이지은 기자
바르셀로나=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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