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10명 중 2명인 저임금 근로자 비중을 2040년까지 10명 중 1.5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내놓은 배경은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빈곤이 더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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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뉴스토마토>가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이 내놓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빈부격차 확층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4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인 1분위의 가계소득은 월평균 123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7% 줄은 반면 5분위의 소득은 같은기간 10.4% 늘어난 93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2분위 가구는 4.8% 감소했고, 3분위와 4분위는 각각 1.8%, 4.8% 증가했다. 빈부격차가 더 심화한 모습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1분위 가구에 공적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사회수혜금 등으로 구성한 이전소득이 11.0%증가했지만, 근로소득이 36.8%나 감소하며 복지 효과가 묻힌 탓이다.
근로빈곤은 이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근로빈곤층 가계부채의 실태와 향후 대응 방안'을 보면 2015년 기준 가처분소득 기준 중위값의 50% 이하인 근로빈곤가구는 전체의 13.2%에 달했다. 이들의 평균 가처분소득은 연간 1100만원으로, 전체 가구 가처분소득 4628만원의 23.8%에 불과하다. 근로빈곤가구의 평균 부채 총액은 5647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74.9% 수준이었는데, 연간 지급이자와 상환액은 1254만원으로 가처분소득의 114.2%에 달한다. 새로운 부채로 기존 빚을 갚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구조다.
청년층 빈곤은 더 심각하다. 노동연구원의 '청년층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의 법정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는 67만8000명으로 전체의 18.4%에 달한다. 특히 15~19세 청소년 근로자의 경우 5명중 3명이 법정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었고, 이들 중 학업과 병행하고 있는 재학생의 경우 71.1%가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정책과 취업 등의 유기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대명 보사연 미래전략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외부 환경을 개선하고 추가적 부채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면서 "근로빈곤층 가계부채를 금융정책 외에도 취업과 창업 지원, 사회보장제도와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으로 재구조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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