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거짓 재무제표, 실제 당기순손실과 같아도 법 위반"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한 이상 죄 성립 영향 안 미쳐"
2019-03-01 09:00:00 2019-03-02 14:49: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거짓으로 작성·공시한 재무제표가 결과적으로 실제 당기순손실에 일치한다고 해도 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라건설(현 한라) 전 대표 최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최씨는 이모씨 등과 함께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2013년 재무제표를 작성할 때 공사대금 지급을 가장해 조성한 부외자금 38억5000만원을 감추기 위해 매출원가와 당기순손실을 늘려 작성하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거짓으로 공시한 것을 비롯해 총 3회에 거쳐 거짓으로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다수의 직원을 동원해 광범위하고 치밀한 자금세탁, 회계서류 조작, 장부파기 등 온갖 탈법적 수단을 쓰며 시장의 신뢰를 저버렸다"며 "허위 재무제표 공시행위는 우리 헌법이 추구하고 있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국민경제 전체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최씨는 "한라의 매출원가를 실제보다 과대 계상한 것은 인정하나 이를 통해 조성된 부외자금을 모두 피고인 한라의 영업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였던바, 결국 피고인 한라의 당기순손실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외부감사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피고인이 주권상장법인의 회계처리 기준인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위반해 매출원가를 과대계상해 한라의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이상, 재무제표상의 당기순손실이 한라의 실제 당기순손실과 우연히 일치한다 해도, 그러한 사정이 구 외부감사법위반죄의 성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최씨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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