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전세계 시판 줄기세포치료제 중 절반 이상을 배출한 국내 개발사들이 적자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주요 기업 악재들이 겹치며 잠재력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 무늬만 강국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디포스트와 파미셀 등 국내 주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들은 품목 조건부 허가 반려와 관리종목 지정 등 악재를 만났다. 양사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지난해 연이어 터진 네이처셀발 악재에 주춤했던 줄기세포 업종과 관련된 타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산 시판 줄기세포치료 개발사 중 연간 400억원대 매출로 1위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메디포스트는 지난 13일 때아닌 관리종목 지정 이슈에 주가가 9% 이상 급락했다. 언론을 통해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 메디포스트가 관리종목 지정을 막기 위해 거래소에 유예신청을 한다는 내용이 보도된 탓이다.
회사 측은 2015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11억5200만원을 기록한 만큼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상장관리 특례적용 신청 역시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적용키로 한 제약바이오 관리종목 지정 유예 특례제도의 신청 기한이 올해 말까지여서 이에 대한 준비를 진행한 것뿐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지난해 283억원으로 매출 2위인 파미셀은 최초의 간경변 치료용 줄기세포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셀그램-LC'의 조건부 품목허가 반려가 뼈아프게 작용했다. 국내 최초로 허가받은 급성심근경색 치료용 '하티셀그램-AMI'에 이어 유일하게 2개의 허가 품목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 신청 14개월여 만에 반려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즉각 이의신청 계획을 밝혔지만 1월 말 1만9000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1만30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악재로 타격을 입은 양사뿐만 아니라 시판 줄기세포치료제를 보유한 코아스템, 안트로젠 등 4개사의 수익성 역시 줄기세포치료제의 잠재력 평가를 낮추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품목들이 국내나 일부 해외국가에서 판매되고 있긴 하지만, 세계 최대 의약품시작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하지 못한 점이나 산업 활성를 위한 첨단재생의료법 등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이 잠재력 높은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허가 및 시판되고 있는 줄기세포치료제는 총 7종 가운데 4종이 국산 치료제다. 지난 2011년 파미셀의 급성심근경색 치료용 '하티셀그램-AMI'를 시작으로 △메디포스트 퇴행성관절염치료제 '카티스템(2012년)' △안트로젠 크론병치료제 '큐피스템(2012년)' △코아스템 루게릭병치료제 '뉴로나타-알주(2014년)' 등이 허가를 받았다.
메디포스트 연구원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디포스트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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