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책에 정파없다" 손맞잡은 문 대통령-반기문
문 대통령 "범국가기구서 결정하면 행정부 결정으로 바로 전환할 것"
2019-03-21 17:59:00 2019-03-21 17:59:0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한 때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최근 '미세먼지 관련 범국가기구 위원장'직을 수락한 반 전 총장을 접견하고 "미세먼지는 국내적 문제일뿐 아니라 중국과도 관련된 문제다. 한·중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일을 해주는 데 반 전 총장 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이 바로 체감하는 문제가 아니고 쉽게 해결될 성격도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유엔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기후 관련 협약을 이끌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커다란 성과를 거두신 분"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 전 총장은 문 대통령과 면담을 마치고 춘추관서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그는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운 일상을 국민 여러분께 하루빨리 돌려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개인에서부터 산업계, 정치권, 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다함께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가장 먼저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당부분 규명돼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정확한 해결 방안과 다양한 정책적 옵션이 제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등 동북아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과 공동 대응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국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도 찾아서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어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을 향해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접근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며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고 대승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미세먼지 문제가 정치 문제가 되는 순간 이번 범국가기구 출범을 통한 해결 노력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 만큼은 정치권 전체가 오직 국민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한마음으로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정부 유관부처에는 "미세먼지 줄이기가 전 국민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에 유연성·집중력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반 전 총장과 청와대에 따르면 '미세먼지 범국가기구'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치된다. 반 전 총장은 "실무추진단을 곧 결성해 각 정당이나 과학계·산업계 등 각계 분야 인사들을 모셔 구성할 것"이라며 "분과위와 이를 지원하는 사무국도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기구의 위상에 대해 "기구가 법적 기속력은 갖지 않지만, 기구에서 결정을 내리면 바로 행정부 결정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반 전 총장 면담 이후 잭 도시(Jack Dorsey) 트위터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그 다음에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국정을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서로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리더십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트위터 이용 소감을 밝혔다. 도시 회장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과 트위터 사용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도시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IT업계 발전방향 및 기업의 혁신을 촉발할 수 있는 방안(혁신성장), 디지털 소통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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