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CJ ENM 오쇼핑부문이 단독 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패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와의 단독 라이선스 계약이나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기획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이끈다. CJ오쇼핑은 이 같은 전략으로 홈쇼핑 업계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CJ ENM 오쇼핑부문 브랜드 '칼 라거펠트 파리스' 트렌치코트 제품 이미지. 사진/CJ ENM
26일 CJ오쇼핑에 따르면 단독 브랜드 상품을 늘려 패션 전문 업체로서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홈쇼핑 업체들이 납품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 판매하는 반면, 직접 상품 제작에 투입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되 국내 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세계적 패션 거장인 '칼 라거펠트'와 협업해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칼 라거펠트 파리스'는 지난 1996년 칼 라거펠트가 론칭한 럭셔리 캐주얼 브랜드다. CJ오쇼핑은 이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디자인부터 마케팅까지 본사와 협업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단독으로 상품 판매를 전개한다. 이달 2일 트위드재킷, 트렌치코트 등 여성 의류 등을 소개한 첫 방송부터 반응은 뜨겁다. 1차 방송에서는 목표치의 두 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고, 이어 2차 방송에서도 목표치보다 50%를 상회하는 매출고를 올렸다. CJ오쇼핑은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고 향후 오프라인 매장까지 운영해 매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해외 유명 디자이너인 베라 왕과 협업해 론칭한 'VW베라왕' 브랜드의 성장세 역시 크게 확대되고 있다. VW베라왕이 국내에서 브랜드를 론칭한 지 4년이 흐른 지난해 10월 직접 디자이너 '베라 왕'이 한국을 방문해 사업 전략을 논의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현재 CJ오쇼핑이 운영하는 베라왕 브랜드는 언더웨어 브랜드인 '베라왕 인티메이츠', 홈인테리어 '베라왕 홈' 등으로 카테고리가 확대됐으며, 지난해 베라왕 브랜드 총 주문금액은 약 1260억원에 달한다.
PB브랜드도 CJ오쇼핑의 패션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다. CJ오쇼핑의 대표 PB브랜드인 A+G(엣지)의 지난해 주문 매출액은 1500억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약 60% 증가했다. 특히 전체 TV홈쇼핑 인기 상품 품목 중 엣지의 매출이 1위를 차지해 히트상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외에도 단독 론칭한 '씨이앤(Ce&)' 등의 브랜드는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실제로 이 같이 단독 라이선스와 PB 브랜드의 매출이 높아지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CJ ENM 오쇼핑 부문의 매출은 1조29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해마다 납품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인 '대행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단독 상품 등 '상품매출'이 증가하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17년 대행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78.82%의 비중을 차지해 전년 대비 2.27% 감소했지만, 반대로 상품 매출은 같은 기간 18.67%에서 19.89%로 약 1% 이상 증가했다.
한편 CJ오쇼핑 부문의 전체 매출에서 패션 카테고리 비중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취급품목별 매출 내역 중 의류 사업의 비중은 약 57%에 이르러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발판으로 CJ오쇼핑은 패션 중심 홈쇼핑 업체로서 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체 브랜드를 추가적으로 론칭해 다른 홈쇼핑에서 살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과 유통망으로 입지를 키울 전략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모바일이나 T커머스 방송으로 채널을 확대하고 자체 PB 카테고리 확대 및 브랜드 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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