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측이 계속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하며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을 우려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관계자는 27일 "재판부에서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있지만, 피고인 측 전략으로 공판이 이례적으로 지연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이미 임 전 차장 측은 재판부 일정 지정에 반발하며 변호인 10여명이 사퇴했고, 공판준비기일 당시 재판부 앞에서 증거에 동의하기로 했지만, 사정 변경 없이 뒤집어 200명 이상 증인신문을 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전 차장 1차 구속기간 만료가 5월13일인데 아직도 증인신문 한 번 하지 못했다. 추가로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는 하나 이번 사건처럼 구속 만료가 두 달도 안 된 시점까지 본론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재판이 지연된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 일정대로라면 증인들이 다 출석한다고 해도 여러 가지 혐의 중 하나인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개입 혐의에 관한 증인 신문도 다 끝나지 못한 상황에서 임 전 차장 1차 구속 기간이 끝난다"며 "검찰은 재판부의 공판 진행에 최대한 협조해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3차 공판에서 임 전 차장이 "검찰이 1차 압수수색 당시 법원행정처 관련 문건이 수천건 담긴 USB를 위법하게 수집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저희가 그 장소에 알고 간 게 아니라 본인이 여기에 더 있다고 해 꺼내서 준 것"이라며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10월부터 이러한 주장을 계속했었는데 구속되고 재판받는 것을 보면 상황이 명확하지 않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구속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증거가 조작됐다는 주장도 아니고 취지를 잘 모르겠다. 이게 문제가 되거나 이 정도 수사도 안 하는 경우가 있나"라며 "압수수색 시점 때 주장한 것도 아니고 그 이후에 이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계속 했던 이야기를 할 게 아니다"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10월26일 구속된 뒤 2주 후 재판에 넘겨진 임 전 차장의 1회 공판은 애초 1월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전날 변호인들이 주 4회 재판 방침을 정한 재판부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퇴하면서 파행을 빚었다. 첫 재판은 이달 11일에야 열렸으나 임 전 차장 측은 검찰의 170여명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데 반대해 재판 지연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는 비판을 들었다.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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